정제마진 급등·재고평가이익 영향…유가하락 시 실적 변동성 우려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정유 4사가 지난 1분기 원유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 급등 영향으로 일제히 실적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정유4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5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지난해 1분기에 비하면 '드라마틱한' 성장이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이 이란 전쟁에 따른 '반짝 효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동 정세 변화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하거나 전쟁 장기화로 시장 수요가 위축될 경우 오히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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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로고 이미지/사진=AI 생성 이미지(ChatGPT) |
◇ 정유4사 1분기 실적 일제히 반등…합산 5조 영업이익 분석도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가 컨센서스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3586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흑자전환, 전 분기에 비해서는 약 2조원 늘어난 수치다.
에쓰오일은 1조847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회사 역시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흑자전환, 전 분기와 비교하면 7000억원 안팎의 개선이 예상된다.
GS칼텍스 역시 약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HD현대오일뱅크도 정제마진 개선과 재고평가이익 영향으로 상당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정유 4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작년 1분기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811억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눈에 띄는 수익성을 기록한 것이다.
◇ 이란전쟁 이후 정제마진 3배 급등…재고평가이익도 발생
업계에서는 정유 4사가 이같은 폭발적인 영업이익 성장세를 기록한 원인으로 정제마진 급등을 꼽는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매비용과 정제, 운영, 운송비용 등을 뺀 금액이다.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이란 전쟁 이후 원유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석유제품 가격이 뛰었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2월 배럴당 5.7달러에서 3월에는 16.5달러까지 올랐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으로 간주되는 배럴당 4~5달러를 3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정유사별 생산능력도 실적 규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에너지는 하루 84만배럴의 정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는 80만배럴, 에쓰오일은 66만9000배럴, HD현대오일뱅크는 52만배럴 수준이다.
정유사별 정제 능력과 재고 보유 현황, 가동률 등에 의한 정유사의 실적이 다소 갈리는 것이다.
◇ “재고 효과 영향 커”…유가 떨어지면 다시 흔들릴 수도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유사들은 통상 수개월치 원유를 보유하고 있어 유가 상승기에는 과거 낮은 가격에 들여온 원유의 재고평가이익이 실적에 반영된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고가에 확보한 원유가 재고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도 변수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며 최근에도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한을 유지했다.
업계는 가격 통제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부담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 손실액이 3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손실을 사후 정산 방식으로 보전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지표인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 기준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실적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높은 가격에 확보한 원유가 생산에 투입되면 원가 부담이 커지고, 전쟁 완화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할 경우 1분기 실적을 끌어올린 재고평가손익이 다시 손실로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유사들은 1분기 올린 수익의 상당 부분을 비싼 원유를 구입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등락할 때마다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손익은 1000억원 정도 변동이 생긴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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