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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민변과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 100일 권력·사법 및 노동·민생경제 정책 진단과 평가' 토론회를 열고 중소상인 등 민생 정책 방향성, 개선점 등을 짚었다. /사진=이호영 기자. |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는 18일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윤석열 정부 100일 권력·사법 및 노동·민생경제 정책 진단과 평가' 토론회를 열고 두번째 세션에서 중소상인·가계부채 등 민생 정책 방향성, 개선점 등을 짚었다.
이날 윤석열 정부 중소상인 정책에 대해 양창영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는 "어제가 정부 100일째인 시점에서 정책 실효성 등을 평가하기엔 이른감이 있다. 다만 정권 초기 방향성을 가늠해보고 어떤 대책을 세워 논의해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보면 특정 사안에 대한 대응책, 대책 성격이 강하다"며 "대책이 모여 정책화하는 흐름도 있지만 현재 윤 정부는 소상공인 정책에선 임기응변식 대책을 정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대책과 정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드러난 소상공인 정책을 보면 코로나19 피해 정책으로 ▲온전한 손실보상 ▲채무조정·금융지원 ▲경영 부담 완화 ▲경쟁력 제고 ▲디지털 전환 ▲민간주도 상권회복 등이 있다. 피해구제 강화를 위한 공정거래 법집행 개선엔 ▲플랫폼 분야 거래질서 공정화 ▲납품단가 제값 받기 ▲실질적 피해구제 ▲소비자 안전 환경 조성이 있다. 민간 주도 혁신성장 관점에서 중소기업 정책 재설계엔 ▲혁신성장형으로 정책 개편 ▲성장 저해 걸림돌 제거 ▲스마트 제조혁신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제고 ▲금융·수출·판로 패키지 ▲지역 중소기업 생태계 조성이 있다. 이외 동반성장 확산엔 ▲불공정거래 피해 신속 회복 ▲기술 탈취 근절 ▲신동반성장 추진 정도가 있다.
이외 윤석열 정부가 이처럼 제시한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발표한 정책에 대해 양 변호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정도 지속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어려움을 겪은 계층일 것"이라며 "후보 때부터 경쟁적으로 많은 것들이 쏟아졌다. 역시나 손실 보상이 가장 먼저 나왔다. 이후엔 채무조정과 금융지원 정도"라고 했다. 이어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을 경감하겠다, 이 정도 얘기 나왔고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또 "가장 현안인 플랫폼 거래 질서 공정화인데 국회에서도 법 발의가 돼있지만 자율 규제라는 방향성 아래 있다. 이외 국정과제 소상공인 정책으로는 경쟁력 제고, 디지털 전환 민간 주도 등은 이미 얘기 됐던 것들로 새로운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6월 말까지 나온 정책들 모두 대부분 손실 보상 관련 내용들"이라며 "이외 소상공인 부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가이드라인 정도를 제시하는 것, 즉 채무 조정 이런 2가지 정도가 주된 내용"이라고 지적하고 "한계에 이른 소상공인 채무 탕감 경우 구체적인 내용까지 진척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는 상태다. 일종의 해프닝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완화만 보더라도 전반적으로 소상공인 정책은 큰 경제 정책 방향성인 민간 주도, 자율 규제 기조에서 다뤄지고 있다. 이는 결국 소득 불평등, 경제력 집중 고착화 등으로 갈 수밖에 없는 그런 흐름이 감지된다"고 했다.
이어 "손실 보상과 채무 조정 2가지 해결 응급 대책을 던지는 정도로 현재로선 결국 소상공인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계층의 특징이라든지 이들의 그런 어려움들, 민생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기리란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일시적 문제 해결 위한 응급 대책 성질로 종합적인 국가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 소상공인을 살리는 정책 지속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긴축 재정 기조 속 재정 지원책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올해 지역 화폐 전체 예산 삭감이 일례다. 규제 완화를 경제 기조로 잡다 보니 플랫폼 불공정 규제도 자율 규제 아래 무력화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박승미 가맹거래사(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장)는 "최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온라인 모바일화로 배달앱, 숙박앱 등 플랫폼에 종속되고 있다. 코로나로 종속성 심화가 가속화한 데다 플랫폼 거래 환경이 미처 정비되지 못한 상태여서 경영 여건은 더 악화했다"고 했다. 또 "플랫폼은 거래 질서를 규율할 법도 없고 자율 규제는 양 당사자가 어느 정도 대등한 지위에 있을 때 가능하다. 이런 종속적 자영업에서 자율 규제는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고 했다.
박 가맹거래사는 "현재 이런 자영업자 종속성이 강화하는 현실에서는 중기부와 공정위 역할이 중요한데 100일간 공정위원장 자리가 공석"이라며 "중기부 장관은 지난 6월 가맹본부만 불러 프랜차이즈 시장 해외 진출 등을 논의하는 식인데, 1200만명 자영업자가 주요 경제 정책 대상임을 인식,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또 "소상공인들은 노동자가 되지 못해 자영업 생태계에 떠밀려온 경우가 다수"라며 "그렇게 대출 받아서 시작하고 일단 시작하면 상가 임대차 계약, 가맹본사 등 계약 관계에서 위약금이 두려워 폐업도 쉽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계 부채를 다루면서 자영업자 부채를 문제를 다룬 신동화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 선임 간사도 "고비를 넘기고 싶어할 뿐, 관점은 부재하다"는 말로 요약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시기를 대출, 빚 내서 영업 손실을 견뎌왔다. 이런 각계 부채 문제를 해소하려면 가계 부채 발생과 보유, 청산에 이르는 단계별 체계적인 정책이 요구되는데 이런 정책이 보이지 않고 채무 발생, 보유 단계에서 과잉 대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신 간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법적 근거 마련, 불법 사금융, 최고 이자율 2배 대출 등에 대해서는 강한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드뱅크 새출발기금 출범에 앞서 1000만원 이하 장기 소액 채무자, 사회적 재기, 파산 회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다만 신 간사는 "새출발기금도 당장의 급한 불을 끄려는 채무 조정 일괄 시행을 위한 정책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당 기금이 30조원 규모라고는 하지만 정부 재원은 3조6000억원 수준이고 이외 채무 감면, 부실 채무 등에 소극적인 금융 기관 출자에 의존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기금 운용이 채무자에 유리하도록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에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을 위해 세밀하고 엄밀한 통계와 데이터 중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최소한 농어가 경제조사 통계표 정도만 매년 조사하고 나올 수 있어도 합리적이고 좋은 정책이 가능하리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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