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랐다가 7월 서비스업 PMI가 발표된 후 다소 누그러져
"VIX가 정점을 찍고 떨어진다면 증시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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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는 5일(현지시간) 공포지수가 급등한 가운데 3대 지수가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했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이날도 큰 폭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폭락세로 출발했지만 장중에 낙폭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더니 오후 들어 다시 하락폭이 커졌다. 하지만 마감시간 3%대 하락에서 마무리지으며 다소 위안을 주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나스닥 지수가 6% 이상 폭락세에 출발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낙폭이 가팔라진 급락세로 출발했지만 장중 롤러코스터를 타며 회복과 하락을 빠르게 오갔다. 중동 불안감 등이 커지면서 불안한 장세가 여전하지만 장 마감시간 다소 낙폭을 만회한 게 위안거리가 되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33.99포인트(2.60%) 급락한 38,703.27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0.23포인트(3.00%) 떨어진 5,186.3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76.08포인트(3.43%) 급락한 16,200.08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88.31포인트(1.92%) 떨어진 4,519.45를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엔비디아가 6.3% 급락한 것을 비롯해 애플 4.8%, 테슬라 4.2%, 마이크로소프트 3.2%, 아마존닷컴 4.1%, 메타 2.5%, 구글의 알파벳 4.4%, 코인베이스 7.3%, 넷플릭스 2.4%, ARM이 2.6%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에 비해 AMD는 1.7% 상승하며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오후 들어 혼조세를 나타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17%포인트(1.7bp) 하락한 3.779%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19%포인트(1.9bp) 오른 3.891%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비제조업 분야 경제활동 규모를 측정한 신규 지표가 경기 확장세를 가리켜 불길 확산은 막았으나 무차별적 투매 폭풍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1천 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쳤다. 장중에 낙폭을 소폭 좁히는 듯했으나 결국 2022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지난달 16일 기록한 역대 최고 기록(5,669.67포인트)에서 8.53% 밀리며 23개월만에 최악의 날을 보냈다. S&P500지수를 구성하는 500대 기업 가운데 이날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단 22개에 불과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3.48% 뒷걸음질쳤다.
지난주초,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과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상승 무드를 다시 타는 듯했던 시장은 제조업 업황 악화·노동시장 급속 냉각을 시시하는 경제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 여파로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가 1987년 블랙먼데이(14.9%↓) 이후 최대 폭(12.4%↓)으로 하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된 것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글로벌 증시 폭락에 기름을 부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국 국채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국채 가격이 급등해 이날 오전 벤치마크 10년물 채권 수익률은 52주 최저 수준인 3.66%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비제조업 지표가 주가의 최후 방어선을 지켰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ISM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직전월(48.8) 보다 2.6포인트 오른 51.4를 기록하며 업황 확장세를 나타냈다. 한달만에 경기 확장·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회복하면서 시장예상치(51.4)에 부합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공포에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견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상반기 기술주 랠리를 이끈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하락으로 지난 한 달 새 20.17% 하락했다. 지난 6월 20일에 기록한 최고가 140.76달러에선 28.63%나 급락했다.
애플은 투자계 큰손 워런 버핏이 지난 상반기 동안 애플 지분의 절반 가량을 처분했다는 소식이 더해져 주가가 크게 밀렸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에 속한 다른 대형주들 역시 대부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이 3조 달러를 넘은 기업은 애플 뿐, 마이크로소프트는 2조9천억 달러대, 엔비디아는 2조4천억 달러대로 줄어들었다. 전통의 반도체 기업 인텔은 지난 2일 기대에 못미친 실적과 함께 대량 감원 소식을 내놓아 주가가 50년래 최고 폭인 26.06% 급락한데 이어 이날도 6.38% 미끄러졌다.
브로드컴(1.21%↓) 수퍼마이크로컴퓨터(2.53%↓) TSMC(1.27%↓) 마이크론 테크놀로지(2.46%↓) 등 신흥 반도체 기업 대부분이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밸리 1세대 주요기업 AMD는 1.75% 올라 눈길을 끌었다.
CFRA리서치 수석투자전략가 샘 스토벌은 "시장은 묘지를 지나며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며 이번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부터 시장은 이미 조정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는데도 시장 참가자들은 애써 담담한 척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상보다 역한 경제·고용 데이터가 조정에 촉매됐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연준이 지난주 열린 7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유명 경제학자 제러미 시겔 교수는 "긴급 인하" 요구까지 제기한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오전 CNBC방송에 출연해 "경제가 둔화하는데도 제약적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었을 수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연준의 구체적 대책에 대한 언급을 삼가며 "경제 상황이 체감 수준으로 악화되면 연준이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오후 하와이 경영자 협의회가 주최하는 이코노데이 행사에서 '통화 정책과 경제 동향'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은 18.5%, 50bp 인하 확률은 81.5%로 반영됐다. 50bp 인하 가능성이 25bp 인하 확률의 4배 이상으로 커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15.18포인트(64.90%) 오른 38.57을 기록했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수석 전략가 톰 리는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지수가 이날 개장 직후 52주 최고치인 65.73까지 올랐다가 7월 서비스업 PMI가 발표된 후 다소 누그러진 점을 상기하며 "VIX가 정점을 찍고 떨어진다면 증시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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