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민간인 집단학살 의혹에 국제사회 분노

뉴스 / 김완묵 기자 / 2022-04-04 04:54:55
수복한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
젤렌스키 대통령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말살하려고 한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책임규명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수적"
러시아군이 떠나고 폐허로 남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부차/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3일(현지시간) 수복한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에서 "이 지옥을 만든 짐승 같은 자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이는 기록돼야만 한다"면서 이같이 알렸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법의학 및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부검과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현장에 갔다고 덧붙였다.
키이우 근처 부차 지역에서는 시신 57구가 묻힌 곳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약 10구 정도는 제대로 매장되지 않아 눈에 보일 정도였고, 일부는 검은 시신 포대로 싸여 있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날 러시아가 민간인을 학살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집단 학살을 저지르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러시아가 "계획적인 대학살"을 벌였다며 주요 7개국(G7)에 새로운 대러 제재를 촉구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한목소리로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예고했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 범죄를 저지른 러시아를 처벌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에서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유엔 차원의 조사를 시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효과적인 책임규명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언급해 유엔이 독자적으로 조사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에 처형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시신이 집단으로 발견된 것과 관련해 "매우 분개할 일"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수도 인근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처형된 뒤 집단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는 데 대해 "이러한 사진을 볼 때면 매우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집단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직답을 피한 채 "러시아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를 자료로 만들고 정보를 제공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적절한 기관이나 기구에서 모든 정보를 하나로 모아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확인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관련해선 "우리는 매일 기존 제재를 강화하고 새로운 제재를 추가하고 있다"며 "그 결과의 하나로 러시아 경제는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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