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어부(勝於父, 아버지를 능가함)는 질책과 함께 격려와 박수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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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TV·모바일 공장을 찾아 가동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지난 27일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아울러 이 회장은 내년 5월엔 CEO로서 만 10년을 맞게 된다. CEO 생활 10년 중 처음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이 회장으로선 내년에 다시금 회사를 반석 위에 올려놓을 중요한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부친인 이건희 전 회장이 타계함으로 인한 승계로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가 순항을 넘어 퀀텀점프로 도약하는 주춧돌을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은 아마도 대한민국 기업 역사에 두고 두고 남을 업적을 쌓은 인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의 도약을 이끈 메모리 반도체와 핸드폰 및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인 덕분이다. 그의 혜안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 산업계가 일본이나 미국 기업의 예속을 벗어나 자력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이건희 전 회장은 잘 알다시피 이병철 선대회장의 셋째 아들로 아버지가 타계한 1987년에 그룹 회장이 되었다. 이후 2022년까지 35년을 이끌었지만, 2014년 5월 이후 8년 정도는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삼성그룹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음으로 실질적인 CEO 재직기간은 27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 후 6년여가 지날 즈음인 1993년 6월 '신경영'을 주창하며 비로소 자기 색깔을 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시작된 그의 CEO로서의 천재적인 기질은 삼성전자를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후 15~20년 정도가 지난 2008~2014쯤에는 삼성전자가 국내를 넘어 일본이나 유럽의 굴지의 회사들을 제치고 미국의 내로라하는 IT기업들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는 단초를 제공했다. 세계 톱10의 기업으로 올라서는 선장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라는 쌍두마차가 성장을 이끌던 시기로 삼성전자의 절정기였다고도 할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은 실질적으로는 2014년에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보여짐으로 회장 1년을 포함해 이제 CEO 10년차로 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의 10년은 결코 아버지 시기에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확실한 성장기를 이끌었고 스마트폰에서도 예전만은 못해도 세계 최대업체로서 위상을 지켜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이후 반도체가 경기가 사이클상 침체기를 겪고 있고 스마트만마저 예전만 못한 쌍끌이 불경기를 맞으면서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실질적으로 CEO 10년을 지나는 내년 정도에는 확실한 턴 어라운드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스마트폰은 현상 유지를,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확실한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2018년 이재용 회장이 CEO 복귀 일성으로 2030년까지 새로운 먹거리로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에서 처음으로 메모리 반도체 일변도에서 벗어날 것을 시사한 셈이다. 아울러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약속을 한 만큼, 2025년 정도부터는 쌍끌이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들어 바이오 분야를 비롯해 AI(인공지능), 로봇, 2차전지, 자동차 전장 분야 등을 새로운 먹거리로 설정하고 투자를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굴지의 IT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준비하고 있는 AI, 로봇, 전장 분야는 반도체가 기반이 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큰 성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분야에서 쌓아온 저력을 바탕으로 이들 분야에서도 성과가 난다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점프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향후 4~5년쯤 후인 2020년대 후반 늦어도 2030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및 비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 AI, 로봇, 전장, 2차전지, 바이오 분야를 아우르는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올라서 있을 것이라는 그림도 그려본다.
다만 비메모리 투자는 다소 시점이 늦은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다. 이미 대만계 기업들이 주요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서 점유율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가 집중 투자를 단행한 상황에서도 점유율이 뚜렷한 상승을 보이지 못하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아버지인 이건희 전 회장 당시에도 이미 시장을 선점한 일본계 반도체 회사들을 제치고 선두에 올라선 전력이 있다. 물론 10여 년 정도의 집중 투자를 단행하며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물이다. 따라서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다.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준다면 머지않은 시점에 좋은 소식들이 나올 것이란 예상이다. 이미 비메모리 반도체를 차기 성장동력으로 손꼽은 그는 천재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또 하나는 3년 넘게 진행된 이재용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재판이 다음달 17일 결심공판이 예정되면서 또다시 그의 발걸음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사법 리스크를 털고 가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시간이 될지 많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사안이 방대하고 복잡해 올해 안에 1심 선고가 이뤄지기는 어렵고 내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으로,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 완전한 자유의 몸으로 날개를 활짝 펴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울러 경영에만 전념해도 어려운 시기라는 점에서 사법 당국의 사려 깊은 판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재용 회장의 승어부(勝於父, 아버지를 능가함) 여부는 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질책과 함께 격려와 박수도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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