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50년은 울산을 넘어 목포, 군산, 분당, 사우디 등을
환하게 밝히는 HD현대 새 역사가 되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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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에서 지난 5일 열린 열린음악회의 모습. 오는 17일 오후 6시에 KBS 1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재계 9위인 HD현대가 새로운 50년을 맞아 다시 비상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제2 전성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조선업 일감이 넘쳐 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도 강화하는 모양새여서 HD현대의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게다가 아킬러스건인 노사관계, 지역민들과의 협력도 탄탄하게 기반을 다지고 있어 최근 들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최대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7일 예년보다 비교적 일찍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었다. 2년 연속 연내 타결이며 2014년 이후 교섭 기간이 가장 짧았다는 분석이다.
말 그대로 HD현대는 10여 년 노사 대립으로 몸살을 앓았다. 업황이 기운 상태에서 노사 대립마저 심화돼 임금협상이 해를 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와는 달리 HD현대는 한때 노사관계가 굉장히 좋은 회사로 소문이 나 있었다.
2000년대 들어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의 다른 기업들이 매년 극심한 노사 대립으로 파업과 분쟁이 일상화돼 있을 때도, HD현대는 무파업으로 일관해 부러움을 산 일이 있었다. 당시는 업황마저 최고조에 이르던 때로 2010년대 중반까지 현대중공업은 포스코와 함께 국내 중공업 분야 황금기를 구가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외 대학 엘리트들이 앞 다퉈 지원했을 만큼 국내 최고의 직장으로 손꼽혔다. 정년이 보장되고 매년 보너스까지 두둑이 챙기다 보니 당시 울산 현대중공업 인근 상가는 서울 강남에 못지않은 좋은 경기를 자랑하며 불야성을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2014년 무렵 강성노조가 들어서고 업황마저 꺾이면서 현대중공업의 '불야성 신화'는 서서히 잊혀지기 시작했다. 해가 넘기도록 협상이 지연되는 일이 잦아지고 파업이나 분쟁도 자주 발생해 경쟁력을 깎아 먹곤 했다.
그렇게 잊혀지던 현대중공업그룹이 HD현대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하고 최근 몇 년간 이해다툼을 원만하게 해결하면서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룹 명칭을 HD현대로 바꾸고 CI를 변경하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본사를 옮긴 것은 그런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올해 임금 협상의 조기 타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노사가 합심해 잃어버린 10년을 뒤로하고 미래 50년을 향해 힘차게 출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기대에 부응해 HD현대의 최근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HD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회장 겸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를 맡고 있는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이 지난 8일 HD현대 본사에서 정기선 HD현대 사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알루마이얀 회장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최측근이자 '금고지기'로 불린다. 그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운용 규모는 6천억달러(약 785조원)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시대 이후를 대비하며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HD현대는 조선업을 중심으로 중공업 분야 다양한 업종에서 사우디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사우디는 물론 HD현대의 미래 먹거리 준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HD현대중공업은 KBS 음악 프로그램인 열린음악회가 5일 울산 조선소 5독(dock·부두) 인근 특설무대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날 녹화된 공연은 오는 17일 오후 6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HD현대중공업 생산 현장에서 이처럼 대규모 공연 무대가 마련된 것은 2007년 9월 이후 16년 만으로, 지역사회와의 본사 이전에 따른 앙금을 털고 이해를 구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HD현대가 조선업 경기가 호황이었던 때를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새롭게 도약을 준비하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조선업 수주가 살아나 일감이 많이 늘어나고 다각화한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타나면서 HD현대가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대를 낳게 하고 있다. 그런 만큼 과거 50년이 울산 경제를 부흥으로 이끌었다면, 이제 다시 시작된 새로운 50년은 울산을 넘어 목포, 군산, 분당, 사우디 등을 환하게 밝히는 HD현대 새 역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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