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창립 60돌 농심, '식품의 넷플릭스'가 된다면 매출 7조-영업이익 7000억 '꿈이 아니다'

인물·칼럼 / 김완묵 기자 / 2025-09-21 06:09:02
신동원 회장은 올해 60돌 기념사에서
"창립 100주년에는 세계 1위를 향해 가자"고 강조
'식품기업의 넷플릭스'는 이를 위한 지름길이 될 수도
▲농심, 미국 코스트코·월마트서 '케데헌' 협업 라면 선보여/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식품산업이 배고픔을 해결하는 수단을 넘어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우리는 실감한다. 한국에서 먹방 프로그램의 인기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먹는 것은 곧 사는 것의 필수재를 넘어 충분재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느낀다. 즉 만족스런 식품을 먹고 즐기는 것은 곧 행복한 생활의 필요충분조건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시대에 지난 18일 창립 60주년을 맞은 농심이 K팝 한류의 열풍에 제대로 올라타고 있다. 농심은 식품과 문화 산업이 서로 교류하며 영향을 주고 받는 시대에서 운 좋게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효과에 힘입어 세계적인 식품기업으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엿보이게 했다.

 

농심은 올해 매출액이 3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년 후인 2030년에는 매출 7조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 10%를 거두는 초우량 식품기업으로 성장해 갈 것임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선언했다. 아마도 40년 후인 100년 기업이 됐을 때는 매출이 10조원을 월등하게 넘어서고 영업이익률이 20% 가까이 되는 글로벌 대표 식품기업의 반열에 올라서는 모습도 그려본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번 케데헌 돌풍을 잘 활용하는 것을 넘어 세계 식품시장에서 확실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 아이콘으로 사랑을 듬뿍 받도록 긍정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필요성이 있다. 

 

우선 '케데헌'에서 주인공인 헌트릭스 멤버들이 농심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컵라면 등을 먹어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립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 맞춰 농심은 케데헌 협업 제품을 만들어 출시를 했고, 동반해서 신라면, 신라면 블랙, 신라면 툼바, 새우깡 등농심 브랜드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니 다행이다.

 

농심 관계자는 "협업 제품으로 단기적인 판매를 확대하는 데 의미를 두기보다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져 신라면 브랜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장기적으로 매출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컬처 열풍이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주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농심의 글로벌 전략은 단순한 식품 판매를 넘어 문화와 식품이 결합된 ‘K-푸드 라이프스타일’ 선도자로 자리매김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업계는 이번 케데헌 협업을 두고 “농심이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전통 식품 브랜드가 결합해 새로운 성장 공식을 만들어낸 사례”라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케데헌 열풍을 발판 삼아 농심이 앞으로도 문화와 식품을 아우르는 ‘글로벌 K-컬처 아이콘’으로 성장해 가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는다. 즉 글로벌 K-식품의 대표주자로서 ‘K-푸드 라이프스타일’ 창조, ‘글로벌 K-컬처 아이콘’으로 성장이라는 두 가지의 큰 과제가 주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성공 전략으로 넷플릭스의 성공 공식을 따라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넷플릭스의 성공 사례는 이전에는 나타난 적이 없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체적인 역량 이외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만 충실히 해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음을 입증해 보였다. 즉 창업 역사가 일천한 만큼 자체적으로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 이외 다른 나라 작가, 제작자 등을 자신의 플랫폼에 태워 상호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어냈다. 남의 우수한 콘텐츠를 구매해 내재화하고 이를 제작-유통하며 영화와 드라마 산업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농심이 이번에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식품기업의 넷플릭스'가 되는 길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는 제안을 하고 싶다. 즉 신라면, 새우깡 등 자체적인 우수한 식품을 제작해 파는 단계를 벗어나 히트할 가능성이 있는 글로벌 식품을 탐색하고 발굴해 파는 단계로 성장해 갈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농심은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 달성, 영업이익률 10%, 해외 매출 비중 61%를 제시했다. 여기서 스마트팜은 농심이 주목하는 핵심 미래 사업이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농작물 공급망의 안정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스마트팜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농심은 지난 1995년부터 관련 기술을 연구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농부의 심정으로 우수한 농작물을 생산해서 맛있는 식품을 만들어 파는 데 창업자에서 신동원 현 농심그룹 회장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신동원 회장은 올해 60돌 기념사에서 "창립 100주년에는 세계 1위를 향해 가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라면은 물론 새우깡, 바나나킥 등 스낵, 현지화 식품을 아우르는 글로벌 K-식품(푸드) 선두주자로 나아갈 필요성이 있다. 미국, 중국, 동남아, 중남미, 중동, 유럽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이를 위한 스마트팜 공급망 전략은 '식품기업의 넷플릭스'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식품기업의 넷플릭스'는 농심이 세계 1위로 가기 위한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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