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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석탄 화력발전소/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위기 여파로 되레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면서 기후재앙이 가속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서 폭염과 가뭄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기상이변 현상이 속출하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기후 재앙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우려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실제로 주요국의 탄소중립 정책은 되레 후퇴하는 양상이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가 안정적 전력원으로 자리 잡기도 전에 성급하게 정책을 추진하다 에너지 대란이 발생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화석연료 사용량은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EU 등은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탄소 배출의 주범인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천연가스·석유 부족에 시달리는 글로벌 경제가 '가장 더러운 화석연료'인 석탄에 눈길을 돌리며 주요 에너지 자원으로 회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경제대국은 충분한 전력공급 능력 확보를 위해 단기적으로 석탄 구매를 늘리고 있다. 주요국의 물량 확보 경쟁은 석탄 가격도 끌어올려 호주 뉴캐슬항의 석탄 현물 가격이 지난달 24일 t당 402.5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 석탄 가격의 주요 지표인 이 가격이 400달러를 넘긴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세계 양대 석탄채굴 회사인 글렌코어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익이 32억 달러(약 4조2천억 원)로 예상돼 지난해 연간 석탄 부문 수익액 37억 달러에 육박했다. WSJ은 특히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EU가 석탄 사용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줄고 러시아도 유럽에 공급하던 천연가스 물량을 줄이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 현상이 심각해지자 다급해진 EU가 석탄 수입량을 늘린 것이다.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려는 EU 회원국의 남아프리카공화국산 석탄 수입은 올해 상반기에 작년보다 40% 급증했다. 미국도 지난달 때 이른 폭염을 경험한 뒤 석탄 발전량을 늘렸고,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도 지난해와 같은 전력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석탄 생산과 발전을 확대하는 추세다. 인도도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석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WSJ은 연소 시 천연가스보다 이산화탄소를 2배가량 배출하는 석탄의 부활이 이번 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지난해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이 2014년 이후 최고치인 6%포인트 증가했고, 중국과 인도가 증가분의 4분의 3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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