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CJ올리브영 부산, 지역 성장 거점으로 자리잡은 비결은?

사회 / 한시은 기자 / 2025-09-25 06:00:00
부산 올리브영 청년 고용·상권 활성화 거점으로 성장
글로벌 관광 상권 매장 110곳, 외국인 소비 견인
씨앗호떡 달고나·빨미까레 선물까지 지역 특화 상품 인기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올리브영이 단순한 드럭스토어를 넘어 청년 일자리와 관광 소비를 견인하는 ‘지역 성장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비수도권 첫 매장이 들어선 부산은 올리브영이 지난 17년간 쌓아온 여정이 여실히 드러나는 무대다.


지난 24일 부산에서 CJ올리브영의 미디어 투어 ‘지역과 함께 만드는 K-뷰티 랜드마크’가 열렸다. 이날 찾은 현장은 청년 고용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 지역 사회와 함께 확장해 온 올리브영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었다. 

 

▲ 24일 부산에서 열린 CJ올리브영 미디어 투어에서 장주현 CJ올리브영 경남리테일팀 과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한시은 기자

 

올리브영은 2008년 부산에 비수도권 최초 매장을 연 이후, 남포동·서면·해운대 등 주요 상권에 잇달아 85개 매장을 운영하며 ‘K뷰티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관광객 유입이라는 두 축에서 뚜렷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서 장주현 CJ올리브영 경남리테일팀 과장은 “부산 매장 정규직 근무자의 95%가 지역 출신일 만큼 올리브영은 지역 인재 고용 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명동이나 홍대 못지않게 외국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 흐름에 힘입어 올해 8월까지 외국인 구매 건수가 전년 대비 70% 이상 늘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부산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인구는 23만7000여 명으로, 비수도권 14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특히 이 중 78.7%가 19~34세 청년층으로, 청년 유출 문제는 부산의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올리브영이 부산 매장을 확대하며 일자리를 늘리고, 점장급의 76%를 90년대생으로 구성하며 젊은 리더십을 키우는 점은 청년 인재 육성 측면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 24일 부산에서 열린 CJ올리브영 미디어 투어에서 방문한 ‘올리브영 서면1번가점’ 현장 모습./사진=한시은 기자

 

이날 프로그램은 서면과 해운대 일대 대표 매장을 둘러보며 올리브영의 전략을 확인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첫 방문지는 ‘올리브영 서면1번가점’이다. 부산 도심의 오래된 상권 한복판에 위치한 이곳은 과거 젊은 층이 몰리던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관광객 중심으로 재편된 모습이다.

투어 도슨트는 “이곳은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인접해 있고, 숙박시설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많이 찾는 상권”이라며 “‘서면1번가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65%에 달해 서면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 24일 방문한 ‘올리브영 서면1번가점’ 현장. 사진은 (왼쪽부터) ‘글로벌 관광 상권 매장’의 특화 서비스인 라벨 다국어 표기 모습과 ‘글로벌 핫이슈 존’ 모습/사진=한시은 기자

 

실제로 매장 방문객은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모습이었다. 안내문과 상품 라벨에는 영어·중국어·일본어가 병기돼 있었고, 셀프 결제 포스기 역시 다국어 기능을 지원했다.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글로벌 간편 결제 인프라도 구축돼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불편 없이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매장 안쪽에는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K뷰티 상품만을 모아 소개하는 ‘글로벌 핫이슈 존’이 마련돼 있었다. 이 특화 매대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매장에만 운영히는 전용 구역으로, 올리브영은 이 같은 매장을 ‘글로벌 관광 상권 매장’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 24일 부산에서 열린 CJ올리브영 미디어 투어에서 방문한 ‘올리브영 서면타운점’ 현장 모습./사진=한시은 기자

 

두 번째로 찾은 곳은 비수도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올리브영 서면타운점’이다. 2009년 부산에서 네 번째로 문을 연 뒤 세 차례 리뉴얼을 거쳐 현재는 270평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슨트는 “‘서면타운점’은 올영세일 기간 하루 방문객이 1만명을 넘기도 한다. 부산 젊은층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아우르는 핵심 매장”이라고 소개했다.

이 매장의 방문객 구성은 외국인 비중이 절반까지 올라와 내·외국인이 고르게 찾는 편이다. 이에 맞춰 매장은 수하물 보관 구역을 갖추고, 매대 간 간격도 넓혀 이동 동선 편의성을 높였다. 또 11대 이상의 포스기에서 글로벌텍스프리 등 즉시 환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 24일 방문한 ‘올리브영 서면타운점’ 현장.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매장 모습과 프리미엄 브랜드 전용 구역, ‘K-슈퍼루키 위드 영’ 구역, 다국어 지원 결제 시스템/사진=한시은 기자

 

1층은 색조 제품을 중심으로 진열돼 있고, 한쪽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용 구역이 마련돼 있다. 현장 직원은 “맥 립스틱과 헤라 쿠션을 찾는 손님이 특히 많다. 두 제품이 모든 프리미엄 제품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2층은 체험형 콘텐츠가 눈에 띄었다. ‘스타일링 바’에서는 헤어 드라이기·고데기·브러시 등 다양한 헤어기기를 직접 사용할 수 있었고, 헤어 미스트·에센스도 비치돼 머릿결 관리까지 가능했다. 매장 한쪽에는 개수대가 마련돼 있어 클렌징 폼 등을 실제로 사용하는 고객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올리브영이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진행하는 ‘K-슈퍼루키 위드 영’ 구역에서는 신진 뷰티 브랜드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온그리디언츠, 더랩바이블랑두, 투데이위드 등의 신진 브랜드가 입점하며 성장 기회를 넓히고 있다. 

 

▲ 24일 방문한 ‘올리브영 부산전포역점’ 현장. 매장 안에서는 메이크업 시연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가 진행되고 있다./사진=한시은 기자

 

세 번째로 찾은 곳은 ‘올리브영 부산전포역점’이다. 부산진구 전포대로길에 자리한 이 매장은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청년 친화 매장으로, 외관부터 내부 동선까지 젊은 감각이 두드러졌다.

부산진구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청년친화도시’로 지정된 곳이다. 청년 인구 규모가 가장 크고, ‘청년플렉스’를 비롯해 다섯 곳의 청년 공간이 조성돼 있다. 카페거리와 문화 시설이 밀집한 전포 일대는 자연스럽게 청년층이 모이는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부산전포역점’은 원형 구조의 매장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1층은 스킨케어·더마 코스메틱·바디&헤어존으로 구성돼 있고, 피부 상태를 측정하는 ‘스킨 스캔’ 기기와 세안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클렌징 바’도 갖췄다.

색조 제품 중심으로 꾸며진 2층은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모습이다. ‘메이크업 바’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립·아이 제품을 자유롭게 발라볼 수 있었고, ‘픽 유어 컬러’ 존에서는 퍼스널컬러를 진단해 결과에 맞는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었다.

현장에서 고객들은 기기를 통해 피부 수분·탄력 상태를 진단한 뒤 세안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며 피부 관리 체험을 했다. 이어 뷰티 자격증을 보유한 강사가 메이크업 시연을 진행해 기초 케어부터 풀 메이크업까지 이어지는 변신 과정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20대 소비자 A씨는 “올리브영은 동네마다 있어 눈에 잘 띄고, 친구 약속을 기다리며 잠깐 들르기 좋다 보니 MZ 사이에서 이미지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NS에서 본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할 수 있고, 여러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비교·체험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매장 구조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전포역점은 원형 구조로 가운데 체험 공간을 두고, 바깥쪽에 진열대를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20대 소비자 B씨는 “도넛 모양이라 처음엔 불편할 줄 알았는데, 가운데에서 제품을 체험한 뒤 곧바로 뒤 매대로 이동할 수 있어 동선이 편리하다”고 평가했다. 

 

▲ 24일 방문한 ‘올리브영 딜라이트 프로젝트 해운대점’ 현장. 매장에서는 부산에서만 판매하는 ‘씨앗호떡 달고나’와 ‘바나나 빨미까레’를 만나볼 수 있었다./사진=한시은 기자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올리브영 딜라이트 프로젝트 해운대점’이었다. 이 매장은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특별 콘셉트 스토어로, 올리브영의 PB 건강 간식 브랜드 ‘딜라이트’ 제품만을 취급하는 단독 매장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부산 명물 씨앗호떡을 제품화한 ‘씨앗호떡 달고나’와 관광객 기념품 소비를 겨냥한 ‘해운대 빨미까레 선물 컬렉션’ 등이 있다. 이 같은 지역 특화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이 매장의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은 70%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 발길로 붐볐다. 한 일본인 여행객은 “해운대를 둘러보다 들렀는데, 기념품으로 사 가기에 좋아 구매한다”며 “시식해보니 맛도 괜찮아 친구들에게 선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0만346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올리브영은 쇼핑 편의성을 높이고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외국인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17년 전 비수도권인 부산에 첫 매장을 열며 상권에는 활력을, 청년에게는 기회의 발판을 제공하는 등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힘써왔다”며 “앞으로도 부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K-뷰티 랜드마크를 통해 지역과 고객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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