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재 종류, 층고·천정고 등 필수 기록 사항도 누락
[소셜밸류= 박성찬]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에 뛰어든 롯데건설이 조감도와 다른 설계도를 제작해 부실 우려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롯데건설이 제시한 조감도에는 4개 동에 걸쳐 스카이브리지가 조성돼 있지만, 실제 도면에는 2개동에 한해 설계돼 있다. 게다가 마감재 종류나 층고·천정고 등 반드시 표기해야 할 필수항목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조합원들은 “롯데건설이 조합원들을 기만하는 처사다”라며 “이는 삼진아웃에 해당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롯데건설은 앞서 타 구역의 설계를 무단 도용하고,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거짓이 드러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롯데건설이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공개한 조감도. [사진=조합원]](https://www.socialvalue.kr/news/data/20220124/p179590320076769_681.jpg)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관양현대 재건축조합은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설계도면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면서 부실 설계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의 핵심은 롯데건설에서 제시한 설계도면과 조감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우선 제안서 등에 명시된 스카이브리지는 101~104동에 걸쳐 4개를 조성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조합에 제출한 설계도면에는 101동과 102동만 조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3동과 104동에 걸쳐 있어야 할 스카이브리지가 설계도면상에는 누락된 것이다.
이와 관련 롯데건설 관계자는 “설계도면 배치도에는 103동과 104동에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도면이 있는 것이 맞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조합에 제출하는 도면은 공사 계약에 바탕이 된다”며 “따라서 도면에 스카이브리지가 빠져있다면 향후 도급액 증액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조합에 제출한 도면에는 103동과 104동에 걸친 ‘스카이커뮤니티’가 있지만, 조합원이 받은 설계도면에는 누락됐다. [사진=조합원]](https://www.socialvalue.kr/news/data/20220124/p179590320076769_334.jpg)
롯데건설이 제작한 도면의 허술함은 이뿐 아니다. 상가·문주·커뮤니티 등에 대한 입면도와 평형별 기본형 평면 등의 주요 사항이 누락돼 있다. 또 아파트 외관 마감재 종류나 층고·천정고 등 주요 수치도 기재돼 있지 않았다.
한 조합원은 “건축물의 전체 사항을 담은 설계개요조차 엉망이다”라며 “297%, 300% 용적률의 설계개요는 도면과 맞지 않았고, 본인들의 제안서와도 달랐다”고 지적했다.
이 조합원은 또 “롯데건설 측이 설계도면을 공개하지 말자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고수해 조합원들과 한바탕 승강이가 있었다”며 “이는 자사의 설계도면이 엉망이라 공개를 꺼리는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일부 조합원들은 롯데건설이 설계 무단 도용과 도용에 따른 거짓 해명 등으로 이미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도면까지 부실하게 제작해 이번 만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관양동 현대아파트 조합원으로 구성된 ‘명품아파트 지킴이’가 단지에 게재한 플래카드. [사진=조합원]](https://www.socialvalue.kr/news/data/20220124/p179590320076769_833.jpg)
롯데건설은 앞서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홍보책자 속 관양동 현대아파트 디자인이 부산 대연8재개발구역의 단지 외관과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 사업단(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세계적 건축 명가 ‘SMDP’와 협업한 곳이다.
당시 SMDP 측에서는 모방 설계에 따른 법적 조치를 시사하자 롯데건설은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이 역시 거짓으로 밝혀졌다.
롯데건설은 자사 설계를 담당한 ‘저디(Jerde)’의 Peter Priebe 대표이사가 공문을 통해 SMDP의 주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공문은 저디의 대표이사가 아닌 롯데건설 소속 직원이 작성한 문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SMDP 측에서 롯데건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면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설계도면상에서의 누락은 향후 공사비에 대한 적정성이나 설계 인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어 반드시 철저한 검증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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