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한국사회투자는 지난 2018년부터 ‘JDC 사회적경제조직 지원사업’을 통해 제주도 내 총 22곳의 사회적경제조직을 지원, 육성해오고 있다. 제주 내 공동체가 직면한 문제를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제주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조직을 대상으로 금융지원과 경영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오는 30일에는 총 22개 팀 중 투자 유치 역량이 우수한 8개팀이 데모데이에 올라 국내 유수의 투자자들 앞에서 피칭할 기회를 갖게 된다. 뜨겁게 펼쳐질 데모데이를 앞두고 제주를 변화시키고 있는 8개 팀의 CEO를 만나 각 사의 비즈니스와 비전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이보교 두리함께 이사 [제공 = 두리함께]](https://www.socialvalue.kr/news/data/20210429/p179590207405690_813.jpg)
많은 이들이 국내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누리고 해외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며 삶 속의 여유를 찾고 행복을 누린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 여행은 용기와 노력, 그리고 환경이 뒷받침되어야만 이룰 수 있는 이야기이다. 장애인과 같은 이동약자들에겐 특히 그렇다.
여기 이들의 두려움을 낮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 2014년 소셜벤처로 설립되어 ‘여행으로 세상을 바꾸는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무장애 여행 서비스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제주의 두리함께가 바로 그 곳이다.
두리함께의 이보교 이사(사진)는 장애인부터 노약자까지 모든 관광약자를 위해 접근 가능한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구축해 차별없는 여행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장애인 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무장애 여행서비스를 제공하며 ‘여행’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사회문제를 해결,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두리함께는 현재 △무장애 여행서비스 제공 △무장애 여행 데이터 수집 및 가공 △무장애 여행서비스 전문 인력 양성 △장애인 근로자 대상 직무개발 등 크게 4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장애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며 사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하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특히 이들을 위한 전문 여행상품 뿐만 아니라 장애인 여행 전문가조차 없는 사회 문제점을 발견하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관광약자 여행상품을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어요.”
![사진: 두리함께의 여행 서비스 모습 [제공 = 두리함께]](https://www.socialvalue.kr/news/data/20210429/p179590207405690_627.jpg)
문재인 정부 들어서 포용관광이 강조되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여행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정책기조가 형성됐다. 이 이사 역시 이를 반기며 무장애 여행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이사는 장애인들의 여행을 복지적인 측면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점은 여전히 개선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이 소비가 가능한 계층임에도 불구하고 시혜적인 관점으로만 관광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에요. 이들의 여행을 복지 차원이 아닌 산업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두리함께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시혜적인 복지관광에서 당당한 소비주체로 전환하는 새로운 관광시장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왔습니다.”
두리함께는 이러한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 이후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해 왔다. 민간 영역에서 공공의 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더 쉽거나 빠른 길로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어렵게 여행을 결정한 고객 한명 한명의 가치가 너무 크게 느껴졌고, 두리함께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다시 마음을 다잡곤 했다.
“일반 여행사는 편한 여행 구조로 수익을 내는데, 저희는 어려운 구조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인프라가 없는 환경에서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1부터 10까지 매뉴얼과 함께 만들어 내야 하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10년, 20년 만에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여행을 결정했다는 고객의 이야기를 들으면 다른 곳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져요. 오직 이들만을 위한 여행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다시 몰두하게 되더라고요. 우리가 하는 여행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여행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진: 두리함께의 여행 서비스 모습 [제공 = 두리함께]](https://www.socialvalue.kr/news/data/20210429/p179590207405690_458.jpg)
두리함께는 이같은 사회적가치 창출 부분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JDC, 한국사회투자가 함께 하는 ‘JDC 사회적경제조직 지원사업’ 1차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를 통해 총 8,000만 원의 융자 지원을 받았고 장애인 특장버스를 구매할 수 있었다.
두리함께가 오는 30일 열리는 데모데이에서 투자자들에게 강조할 부분은 무엇일까. 이 이사는 △무장애 여행서비스의 기준이 되는 컨시어지스 서비스 제공 △데이터 기반 무장애 여행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 등 2가지와 함께 ‘유니버셜 디자인’이 적용된 공간사업을 목표로 꼽았다.
누구나 불편함 없이 이용하는 데 중점을 둔 유니버셜 디자인이 적용된 공간사업은 이 이사가 간절히 이루고 싶은 꿈이다. 두리함께에서 아무리 까다롭게 숙소를 선정하더라도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에겐 일반 숙소가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이 이사는 시각장애인이든,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이든 모든 장애가 불편하지 않을 수 있는 숙소를 만들고자 한다.
두리함께의 비전은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무장애 관광환경의 인프라구축을 통해 장애인들 역시 인간의 기본적 권리인 여행을 통해 삶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이사는 앞으로도 모두가 함께 사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차별없는, 그리고 차이 없는 무장애 여행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소셜밸류= 오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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