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간의 솔직 담백한 우울증 극복 일기

정치 / 김미진 기자 / 2019-10-30 00:10:05
<1개월 : 우울증 극복 일기> 저자 고유


책 소개


[1개월 : 우울증 극복 일기]는 고유 작가의 에세이다.


책은 작가가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서 그저 생존을 위해 끄적인 30일 동안의 솔직 담백한 우울증 극복 일기이다. 우울증 치료 과정과 그동안의 일상 속 생각, 고찰들은 우울증을 딛고 일어날 성장통이 되어 우울증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작가는 희망한다. 누군가 자신과 같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이 부디 힘이 되어주기를.


[출처: 다시서점]

저자 소개


저자: 고유


목차


01. 그러고 보니 요즘엔 딱히 재미있는 게 없다. / 02. 삶은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파괴된다. / 03. 어쩌면 그래서 계속 착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 04. 나의 특이 체질 때문에 엄마도 나도 노이로제다. / 05. 내 인생에도 밝은 소리가 났으면 좋겠다. / 06. 내가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전부 의미가 없는 건 아냐. / 07. 제가 더 노력해 볼게요 / 08. 그냥 슬프면 슬픈 대로, 기쁘면 기쁜 대로 / 09. 근데 당장 내일은 안 왔으면 좋겠어. / 10.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은 놓아줘. / 11. 몸도 마음도 엉망이야. / 12. 이제 내게 1일 증후군 따위는 없다. / 13. 무언가가 목을 또 바짝바짝 죄어 온다. / 14. 그럼으로 인해 내 생명력도 빛나. / 15. 그래, 지금 나에겐 이런 게 행복이다. / 16. '우울'이라는 건 즐길 수 있는 감정일까. / 17. 큰 그릇으로 바꾸면 바로 해결될 일일 텐데. / 18. 이상하게 약을 먹기 전보다 더 피폐해진 것 같다. / 19. 내가 느려서 그래. 괜찮아. / 20. 죽을 것 같았고, 그냥 죽고 싶었다. / 21. 나아질 거야. 결국, 나아질 거야. / 22. 나의 하늘엔 달리는 것 자체가 아예 없는 것 같아. / 23. 살아지는 것도 살아 내는 것도 아닌, 살고 있는 느낌이 났어. / 24. 서글프게도 지워지는 사람이 있다. / 25. 나는 지금 내 인생을 고쳐 쓰고 있는 중이다. / 26. 맞아. 다 때가 있는 법이야. / 27.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은 충실감이라는 것. / 28.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계속 변화하는 것이다. / 29. 다들 바쁘다. 나만 빼고. / 30. 과연 내가 아픔이 있는 사람들을 위로해 줄 수 있을까.


본문


요즘 단순히 악몽이라고 하기엔 일어났을 때 어쩐지 마음 아픈 꿈을 자주 꾼다.


어젯밤엔 아는 사람의 어머니와 언니가 죽는 꿈을 꿨다. 그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 항상 밝고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으로 통하는데, 나는 다른 것보다 절대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그 사람 특유의 재치 있고 유쾌한 언행을 좋아하고 있다. 좋아하고 있다, 라는 말이 조금 어색한가 싶기도 하지만, 볼 때마다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것을 막을 수 없기에, 역시 '좋아한다'는 막연한 느낌보다는 '좋아하고 있다'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어쨌든 그 사람이 그러한 말과 행동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사람들 틈으로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모습은 언제나 빛이 나며, 늘 변함없이 멋지다. _고 생각 한다.


그런데 나는 어째서 이런 꿈을 꾸는 건지.



자세한 내용은 벌써 잊어버렸지만, 부고를 연달아 접한 꿈속의 나는 분명 그 사람보다 몇 배는 더 슬퍼했다. 그 사람에게 곧장 달려가 마구 울부짖었던 것도 같다.


내가 뭐라고.


누구보다 초연한 얼굴로 묵묵히 자신의 일을 계속해 가는 그 사람의 모습을 멀거니 지켜보면서 나는 꿈에서 깼다. 참 단단한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물론 꿈속에서의 그 사람이, 그리고 마음이 무거워 한동안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니까.


*


병원에 갔다.


제법 늦은 시간인 오후 3시 예약. 그렇지만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조금 아슬아슬하게 병원에 도착했다. 의사 선생님은 처음 방문했던 날의 상담 내용과 검사 결과를 이야기해 주시면서, 약간의 우울 증상과 불안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매우 조심스럽게 -하지만 전과는 다르게 확신하는 어조로 명확하게-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또 처음 간 날과 마찬가지로, 아니, 이번에는 신체적 질환 유무와는 별개로, 되도록이면 약을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 '11월 20일 : 그러고 보니 요즘엔 딱히 재미있는 게 없다' 중에서 -


역시 피곤하다. 살짝 멀미가 난다.


바쁘게 나가면서 약봉지를 뜯었는데, 바닥에 약이 떨어졌다. 찾다가 새로 하나 더 뜯었다. 에잇.


*


오빠가 운전하는 차를 처음 탔다. 마음이 불안해져서 목구멍이 답답해지려고 했다. 겨우 진정시켰다. 마음속으로 '즐겁게.'를 계속 상기시켰다.


*


책이 잘 읽힌다. 여백이 있고 글씨가 큰 것부터 도전해야지. 단호한 어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떨림을 주는 수많은 문장들이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책을 통해 내 안에 확실하게, 그것도 아주 선명해게 새겨진 몇가지 메시지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인생의 진리라고 해야 할지, 교훈이라고 해야 할지... 사실 몇 가지를 훨씬 웃돌지만, 지금 당장 뇌리에 박혀 있는 것들만이라도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남겨두고 싶다. -아쉽게도 벌써 많이 까먹은 것 같지만.-


가장 먼저, '자신의 힘만으로 성장한 사람은 없다는 것.' 사실 이 명제는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내가 무조건 '참'이라고 생각하는 절대적 가치 중 하나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순간순간 이 사실을 의식하고, 감격하고, 유념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 사물, 현상, 철학 등 늘 무언가의 도움을 받고 살아가니까. 두 번째는, '시간이 많다고 자유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 이 또한 정말 깊이깊이 공감한다. 마치 -무척이나 곤란스러운- 지금의 내 상태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은 것 같다. 그래서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자유는 시간과 상관없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은 충실감이라는 것.' 충실감.


- '12월 16일 :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은 충실감이라는 것.'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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