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어른스럽지 못했던 어른들을 위하여

정치 / 김미진 기자 / 2019-10-19 00:04:57
<서른도 어른이라면> 저자 전민지


책 소개


[서른도 어른이라면]은 전민지 작가의 산문집이다.


책은, 다시는 사랑에 목매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매번 사랑에 울고 웃는가 하면, 사람과의 관계에 노하우가 생긴 것 같지만 이상하게 힘들고 어려워서 '대체 난 언제 어른이 되는 건가' 고민스러운 덜 자란 어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로 서른을 맞이한 작가는 어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스무 살이 되거나 대학을 졸업하면 어엿한 어른이 되어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몇 번의 퇴사와 이직 후 서른이 되었건만 그가 동경하던 어른은 되지 못했고, 아직도 철없고 여전히 가난한 성인으로 자랐을 뿐이라 자책한다.


여전히 어리고 여린 삶을 살고 있는 어른들에게,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어른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어쩌면 그러한 미성숙함이 오히려 어른의 당연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위로를 건넨다. 직장인 4년 차지만 아직도 일에 서툴러 실패하고 사람에 치여 울기도 하며, 번번이 사랑에 좌절하는 작가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다.


전민지 작가의 산문집 [서른도 어른이라면]은 단 한 번도 어른스럽지 못했던 모든 어른들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어줄 것이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전민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하고 철없는 태도와 달리


매사에 염세적이고 회의적인 사람.


나약하고 겁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여전히 어리고 여린 서른을 살아내는 중


목차


PART 1 서른이라서 : 사랑


함께 했었다는 건, / 서른의 난, 너의 순수함이 부러웠다 / 네가 좋았던 이유 / 지키지 못한 약속 / '봄날은 간다' / 넌 여전히 여행 중이다 /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너만 아는 것 / 첫 만남 / 너의 말버릇 / 익숙한 것들 / 세상에서 우리가 지워지고 있어 / 헤어진 연인이 다시 시작하면 안 되는 이유 / 짜투리 사랑 / 그럼에도 이별하려는 이유 / 내가 가장 오래 사랑했었던 연인을 생각하며 / 감정의 롤러코스터 / 이방인 / 어느 밤 / 사랑하다는 말이,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 머무르다 / '사랑' 이라는 단어의 무게 / 진심


PART 2 서른이지만 : 일과 꿈


고민 / 나의 가치는 얼마인가요 / 글을 쓰는 이유 / '나'때문이었을까 봐 /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우리는 / 첫 출근 / '왜'냐고 묻지 않는 나에게 / 그냥 그저 그런 어른 / 초상화 / 하자 / 시들어버린 열정에 대하여 / 99의 성공과 1의 실패 / 상한 머리, 상한 우리 / 단 한 번의 실수 / 환상과 현실의 경계 / 외톨이 / 꿈과 희망의 섬, 제주 / 너도 이제 서른인데? / 무엇이든 많이 해보자 /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아 /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놀이터


PART 3 서른이기에 : 관계


내 세계는 얼마나 작은가 / 안다는 것 / 개인의 취미, 혼술 / 우리는 모두 배우 / 을로 살아간다는 것 / 모든 관계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 영상보다는 텍스트 / 나 그리 나쁘지 않게 살아왔구나 / 새콤달콤 / 나의 초심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 아쉽다면 좋아하는 것 / 우물 안 개구리 / 흘려보낸 인연에 대한 아쉬움 / 나를 사랑하는 시간 / 나는 엄마의 청춘을 먹고 자랐다 / 듣기만 해도 눈물나는 마법의 단어 '엄마' / 관계를 정리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 칭찬은 어른도 춤추게 한다 / 감정과 감성의 상관관계 / 줄거리 / 정말 혼자가 좋아? / 작지만 간절한 기도


본문


잦은 야근에 원치 않는 회식 자리.


매번 내 잘못도 아닌 일로 스트레스 받고.


회사 생활이란 다 이런 거겠지.



내가 잘못하지도 않은 일로


늦은 밤까지 사무실에 남아있는 날이면,


그래서 당장 내일이라도 사표를 쓰고 싶어질 때면


괜히 더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난 일 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퉁겨져 나오기 일쑤인데


부모님은 이 거지 같은 직장 생활을


어떻게 몇십 년이나 하신 건지.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버텨야만 했던


그 이유가 혹여 '나'때문은 아니었을지.


- '나'때문이었을까 봐, 59페이지 중에서 -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이토록 순수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니.



분명히 봄날은 가고


당연히 사랑도 변한다.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는 비슷하다.



사랑에 빠지는 찰나도, 이별을 다짐하는 순간도


모두 타이밍일 뿐.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사랑하던 순간, 연인의 콧노래만 남아 날 위로할 뿐.


- '봄날은 간다', 17페이지 중에서 -


나는 플롯에


너는 비주얼에


같은 영화를 각기 다른 시선으로 보았던


그날 아침 출근길의 대화를 기억해.


네가 좋았던 이유는 고작 이런 거였어.


너의 작은 거실에서


나는 보드카를, 너는 위스키를 마시면서


네가 그리는 미래를 듣는 것도 좋았고


선선한 바람이 불던 여름밤


한적한 한강공원에 돗자리를 펴고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것도 좋았어.



사랑한다는 뜨거운 고백이 아니었고


영원히 함께하자는 거짓스러운 맹세도 아니었지만


그저 난 네가


내 일상에 소소히 녹아들 수 있는 사람이라 좋았어.


- 네가 좋았던 이유, 14페이지 중에서 -


빛이 닿지 않는 가장 어두운 구석에 숨는다.


빛의 그림자라면 더욱 좋다.


그러나 서울의 밤은 아름답다.


지나치게 밝고 곱다.



이 좁은 도시에서 내가 존재할 공간은 없다.


웅크리고 앉으면 가로세로 1m도 안되는 작은 부피


그 작은 공간조차 없다.


서울의 밤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곱다.


- 외톨이, 81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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