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매일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는 도티끌 작가의 에세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보낸다. 그러나 반복된 일상 속에서 오는 자극은 결코 똑같지가 않다. 슬픔, 분노, 웃음 등 다양한 감정의 자극을 받는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 사람을 성장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도티끌 작가의 [매일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 이러한 것들에 대하여 말한다.
작가의 일상 또한 어떤 날은 마음에 쏙 들게 동글동글하고, 어떤 날은 어쩌다가 이 모양이 됐는지 알 수 없게 엉망이었다. 매일 다른 모양을 빚으며, 그렇게 매일 다른 사람이 되어 오늘이었지만 지나가버린 날을, 희미해진 작가 자신을 글로 기록하였다.
독자들은, 문득 슬퍼하고 분노하고 그러다가도 깔깔 웃는 작가의 이야기들에 흠뻑 빠질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도티끌
기복이 심한 사람은 아니지만, 감정을 크게 느끼는 편이다.
웃음도 많고, 겁도 많고, 화도 많다. 언제쯤이면 무던해질 수 있을지 궁금해하면서 천천히 살아가는 중이다.
인터뷰집 『독립출판 1인 5역』(공저)과 일러스트북『죄송한 초상화』를 쓰고 그리고 만들었다.
목차
1부 물음표다운 물음표
12 결혼식에서
14 변하지 않고 처음과 같은 게 있을까?
29 집
25 물음표다운 물음표
29 미안해서 아는 척하지 못한 날
31 손잡이와 트라우마
34 친척이란 이름의 곡괭이
38 '아' 다르고 '어' 다르고
42 겁
47 고성
2부 웃을 수만은 없는
54 모플렉스((毛-plex)
60 닮은 얼굴
65 어덕행덕의 길
71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77 메뉴 선택
80 환자의 나날
86 수면의 과학
92 꿈 이야기
3부 책의 언저리에서
100 시의 언어로 먼지를 털어내고
104 쓰는 사람은 써야 해요.
108 마음에 남은
112 고마운 책방
116 책이 되는 글
118 공항에서
121 눈치보는 글쓰기
124 마치며
본문
누구를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으면 전생에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전생의 복과 흔한 얼굴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맞다면 나는 복이 터진 사람이었을 것이다. 내 친구 닮았다, 아는 후배 닮았다, 교감 선생님 닮았다, 심지어 개미핥기 닮았다, 빨간 고무 다라이 닮았다. 사람이 아닌 것까지 닮았다니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고등학교 때 학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였다.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려고 뒷문 앞에 서 있는데 갑자기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반가운 듯 말을 걸었다.
- 니 벌써 왔나?
- 네?
- 니 캐나가 갔다가 벌써 왔나?
- 네?
- 작년에 가지 않았나? 공부하러 가서 벌써 왔나? 잠깐 들어온 거가?
- 네?
물음표만으로 이어지는 이상한 대화. 내가 한 말이라고는 "네?"밖에 없는데 아주머니는 계속 나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내 얼굴을 제대로 보지 않고 말해서 누구와 대화하는지도 헷갈렸다. 옆에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으므로 그저 나겠거니 생각하고 물음표로 물어보면 물음표로 대답했다. 아주머니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내릴 때가 다 돼서 내가 "저기···" 하며 말끝을 흐리자 그제야 자기의 착각을 알아차렸다.
- 아, 아니네! 아이고! 아니네! 미안해요. 호호호. 아니 근데 너무 닮았다.
- 닮은 얼굴, 60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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