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가운데 마주하는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움과 감정에 대한 노래

경제 / 허상범 기자 / 2020-04-14 23:37:00
시인 기영석


책 소개


기영석 시인의 시집 [사라지는 게 아름다움이라면 너는 아름다움이 된 걸까]는 '1부 당신이 보고 싶은 계절', '2부 영원은 눈물의 모양이 되어', '3부 어떤 날은 냉장고가 되고 싶고'로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시집의 제목만 언뜻 봐서는 사랑에 대한 상실을 말하는 것 같지만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움과 감정을 기록하였다.


'사랑은 함께 빵을 나눠먹고 홀로 부스러기를 줍는 일'이라는 기영석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시집을 읽은 독자들은 어느새 그가 남긴 감정의 여운을 하나하나 되뇌고 있을 것이다.


다음은 본문에 수록된 소개 글이다.


『 2년 전 타국에서 누나가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누나는 하늘나라로 떠났다는데 나에게 하늘은 무너진 것 같았다. 무너지고 부서지고 타버린 잔해 속에서 문장 하나를 읽었다.


석아 네가 글을 계속 썼으면 좋겠다.



누나가 읽던 시집에서 단풍잎 하나를 찾았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나뭇잎. 시는 무엇인가. 시는 그저 시이다. 시 앞에서 시든 마음과 시들지 않는 마음. 삶이란 언제나 시들기 전에 가장 아름다웠고, 시들면서 가장 자신다웠다. 시는 무엇인가요. 누군가 물었다. 저도 잘 몰라요. 그냥 단풍잎 같은 거예요. 우리는 그것을 아무것도 아닌 듯 흘려버릴 수도 있고, 손에 올려놓고 눈물을 뚝뚝 흘릴 수도 있으며, 책 사이에 정성스레 꽂아 놓을 수도 있어요. 그리하여 시는 그저 시이고, 그 토록 시입니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문장들이 저세상에 닿기를 바란다.』


[출처: 페브레로]

저자 소개


시인: 기영석


2018년 첫 시집 [나는 오늘 우산이 없어 온 마음이 젖었다]를 냈다.


『처음으로 내가 울기 시작하면서, 이 눈물이 누군가의 눈물과 함께 흐른다는 것을 알았다. 흐른 눈물이 떨어진 가장 낮은 자리. 그곳에서 나와 우리를 위하여 쓴다. 시는 내 안에도 있고, 누군가의 안에도 있어서 그것들이 우리에게 다가와 잘 있냐고 물으면, 잘 있는 사람, 잘 있지 못한 사람. 그 안에서 다 같이 웃고 운다. 그리하여 시는 가장 낮은 곳에서 쓰이는 가장 넓은 마음. 나를 대신해 그런 마음이 시를 쓴다.』


목차


1부 당신이 보고 싶은 계절


2부 영원은 눈물의 모양이 되어


3부 어떤 날은 냉장고가 되고 싶고


총 160페이지


본문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했다.


사랑을 사랑했고 사랑은 함께 빵을 나눠 먹고 홀로 부스러기를 줍는 일. 어둠은 빛을 떠나보내고 아름다움을 잃었다. 자주 부정적 희망에서 살아남고 긍정적 절망으로 살아가야 했다. 추억은 혼자서 빵 한 덩어리를 베어 무는 일. 사라지며 채워지는 온기와 허기에 배는 부른 듯 고팠고, 나는 증인입니다. 사랑의 증인이요. 우리 모두가 증인입니다. 나는 그것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어도 나는 그것을 대신할 수는 없기에 나는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믿을 뿐입니다. 또다시 어둠 속에서 부스러기를 줍는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내가 맹세하자 사랑이 나에게 걸어와 나를 안아주고 떠났다. 그럼 오래전에 내 앞에 있던 당신은 누구신가요. 그리고 오래 후에 내 뒤에 있을 당신은. 어둠에서도 유일하게 아름다운 것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라서, 당신은 언제 피어난 별입니까. 그리고 언제 피어날 별입니까.


별은 하나일 때보다 여럿일 때 밤은 더 밝다


별 같은 밤이다


- 별 같은 밤, 14페이지 중에서 -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허상범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