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혹은 그보다 못한 20대의 한 단면의 기록

사회 / 허상범 기자 / 2020-04-10 22:22:00
저자 정예훈


책 소개


이제는 지나버린 20대의 삶은 어땠을까. 앞으로 맞이하거나 한창인 이들의 20대는 어떤 모습일까? 정예훈 작가는 자신의 20대의 삶에서 느낀 감정과 허무함을 [타오르지 못하고 명멸하는 것들에 관하여]에 고스란히 담았다.


'명멸'이라는 단어는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삶이 빛을 내지 못하고 명멸한다 할지라도, 타인의 눈에 비춰지는 우리네 삶은 결코 멸명이라는 이름하에 사그라들 삶이 아니라는 것을 작가는 말하려는 것 같다. 20대를 겪은 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위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다음은 본문의 소개 글이다.


『[타오르지 못하고 명멸하는 것들에 관하여]


이 책은 평범한 (혹은 그보다 부족한) 20대의 삶의 한 단면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주인공은 같은 취미를 가진 이상형과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고, 다른 여자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중에 느끼는 감정과 특히 허무함에 관하여 공들여 적어보았습니다.』



[출처: 이후북스]

저자 소개


글: 정예훈


그림: 이우림


목차


총 261페이지


본문


그러다가는, '내가 굳이 지켜보지 않아도 시간은 흐르고 등장인물들은 불타는 사랑을 하고, 아마 행복하게 잘 살겠지.'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춰 섰다.


지독히도 냉소적인 그 문장이 가슴을 쿡쿡 찔렀고, 이름 모를 검푸른 감정들이 마음으로 휩쓸려 왔다. 가만히 서 있는 나만 두고 세상은 저 멀리까지 가버린 느낌. 세상에 나 혼자 남은 느낌. 아까 극장에서도 눈을 뜨자 나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여자에게 짜증을 듣고 있었다. 이제 세상엔 혹시 나를 신경 쓰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건 아닐까?


끈적끈적하고 질척이는 감정들은 점점 머릿속을 검푸르게 물들었고, 몰려온 고독감은 좀체 사라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밤에 혼자 거리를 걷고 있어서일까. 갑자기 왜 이러는 걸까. 혼자 있는게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은 딱히 없었는데. 혼자인 시간이 너무 길어서 이러는 걸까. 나도 누군가를,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할까.


- 6, 7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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