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사회, 그리고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것에 대하여

[린 램지 감독의 영화 '너는 여기에 없었다' 2018년 10월 개봉작]
린 램지 감독의‘너는 여기에 없었다’라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잊고살아가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영화 ‘너는 여기에 없었다’는 제70회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으며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한작품이다. 국내에는 2018년 10월 개봉했었던 작품이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자면불친절함의 끝을 달리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함축적으로 담아내고자 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함축이 뛰어나게 활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설명적이지않은 영화, 그러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제목부터 시작하자. You werenever really here. 주인공 조의 바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과거에잠식되어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찾아 헤매는 조. 그의 과거는 현재,아니, 미래의 그에게 계속해서 영향을 주기에 충분한 트라우마다. 유년기 시절 겪은 가정폭력, FBI로 활동 당시에 구출하지 못한밀입국 소녀들, 아프가니스탄 파병 당시 죽어가는 아프간 소년병을 구하지 못한 기억. 지금 이 시대로 오기까지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속에는아픔과 고통이 자리하고 있다.
사회의 아픔과 고통은 곧사회에 속한 개인들의 상처다. 조는 그 개인들을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가 청부를 받을 때 연락책을 따로 두는 점, 그의 집이 알려지길꺼리는 점 등으로 보아 자신이 나약하다고 느꼈던 과거를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심리를 알 수 있다. 집이라는공간은 조의 트라우마를 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편안해야 할 집이라는 공간에서 계속되는 과거와의씨름, 어머니의 ‘I just want my own spacethat’s all I need..’라는 대사는 집은 그에게 트라우마와 어머니라는 유일한 삶의 낙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불편한 곳이다. 그런 집이 망가진 시점에서 조는 자신의 심연을 마주하게 되고 그것은 곧 니나를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나타나게된다.
그들은 공감이란 것을이루어 냈다. 사소하지만 커다란 숫자 세기. 단순한 숫자로풀이하기에는 여기에 많은 것이 담겨 있다. 힘든 상황을 벗어나려는 노력, 동시에 그 속에 들끓는 고통. 두 인물은 공감대가 형성 될 수밖에없으며 이는 조가 니나를 구하러 갈 수밖에 없는 심리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조는 자살을 꿈꾸지만동시에 누군가의 삶을 살리고픈 욕망이 공존한다. 아이러니한 심리 상태를 잘 나타냈다. 동시에 평화로워 보이는 주변 속에서 조와 니나는 삶의 끝자락에서 발버둥 치고 있다. 이 역시도 이질적이며 역설적이지만 동시에 현실을 잘 보여준다. 특히마지막 시퀀스에서 조의 망상은 스스로 얼마나 무가치한 존재라고 생각하는지 보여준다. 또 그 망상을 깨워주는것은 니나인데 니나가 오히려 조를 구하는 것처럼, 희망을 심어주는 것처럼 보여준다. 어머니의 시신을 수장함과 동시에 자살을 결심한 그를 다시 뭍으로 끌어올린 것 역시도 니나이다. 서로가 서로를 돕는 셈이다.
우리는 무엇이필요한 걸까. 삭막한 사회 속 공감이라는 것은 사라져가고 혐오와 갈등이 넘쳐나는 지금,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조차 버거워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조와 니나처럼공감하고 서로 도우면서 사는 것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차갑다. 개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배려는 개인의 자유’라는 명목하에 자신의 시간과 온정을 베풀지 않는것이 익숙해져 버린 지금의 사회이다.
다시 처음으로돌아가 보자. You were never really here. 조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이 제목은어찌 보면 무관심한 사회 속 개인을 상징하기도 하는 것 같다. 있는 듯 없는 듯. 개인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겉으로는잡음 없이 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 고요한 만큼 삭막해져가는 것이 지금의 사회이며 이 영화의 서브텍스트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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