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 안 해, 난 불매할 뿐...대체잰 많다"...파바 점주들 "바꿔야 하나"

유통·생활경제 / 이호영 기자 / 2023-01-09 19:53:29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작년 10월 SPC그룹 파리바게뜨 계열사 SPL 평택 제빵공장 산재 사망 사고 이후 불거졌던 '파리바게뜨 불매'는 현재 진행형이다. 

 

배스킨 라빈스, 던킨, SPC 삼립 등 불매 타격은 차치하더라도 파리바게뜨 일선 매장들만큼은 "브랜드를 바꿔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9일 관광 상권에서 대형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그래도 재작년 연말까진 해마다 거의 10년 동안 사무실에서 주문들을 많이 해줬다"며 "그러던 게 이번에 갑자기 한 5분의 1 정도로 떨어졌다. 반토막 정도가 아니다. 코로나로 힘들다고 했는데 지금은 (코로나가) 우습다. 이런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점주로서 빵이 마음에 안 들면, 문제가 있으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그게 아니라서, (불매로) 본사에 여러 번 호소하기도 했다"며 "주택가 등은 모르겠는데 저희같은 경우 운영 자체가 안 된다. 이거 운영을 해야 하나, 제가 아는 점주들 지금 대부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은 지난 연말 케이크 대목인 크리스마스 전후 관련 커뮤니티와 블로그 댓글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 소비자가 "파바 케이크 안 좋아하지만..."이라며 파리바게뜨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맛있겠다며 사진과 함께 올렸더니 "SPC라서 패스(사지 말고 건너 뛰라)에 한 표 드린다"는 댓글에 동의 댓글이 잇따랐다. 

 

패스 동의 댓글 중 "SPC 사고 이후론 단 한번도 SPC 빵 사본 적 없다. 그냥 제 신념이지만, 크리스마스 매출이 크다 하니 그때까진 꼭 지키고자 노력한다"며 불매 목표로 크리스마스를 지목했다. 

 

이처럼 생각한 소비자들이 많았는지 실제 작년 연말(아이지에이웍스 통계) 케이크 대목 때 SPC 멤버십 해피포인트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준(423만명)은 전년(538만명) 대비 20%(115만명)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 첫 연말 2020년 12월에도 이보다 더 많은 564만명 가량이었다. 

 

앱 사용자가 줄었다는 것은 멤버십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이용자가 감소했다는 말이다. 불매 운동이 이어지며 앱 이용도 자연 줄었단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12월 중순 SPC 삼립 포켓몬 호빵이 100만개 팔려나가며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에 댓글이 달리며 "SPC 매출 떨어지면 결국 잘리는 건 근로자" "매출 10% 정도는 날려서 경고는 줘야 한다" 등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들 댓글을 요약하자면 "불매 강요 말고 나도 안 한다, 다만 나는 안 살 뿐"이라는 것이다. 댓글로 여러 의견을 쏟아내면서도 "진열대 빵 보면 슬픈 생각부터 난다.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배라 먹는 사람들 보면 씁쓸하다. 피치 못할 사정 있는 거 아니면 불매 권유하고 싶다. 이런 기업엔 안전 관리가 돈 덜 든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며 불매 취지엔 동의하고 있다. 

 

SPC 포켓몬 호빵이 100만개 팔렸다고 하니 "200~300만개 팔릴 거 100만개 팔린 거지" "삼립이 SPC 것인지 모르는 것 같다, 난 삼립 빵인지 모르고 샀다가 삼립이었다, 기분 X 같았다" "포켓몬 때문에 잠시 연명하는 거다, 반성해라, 아직도 정신 못 차리네" "포켓몬 빵이랑 끼워 팔아서 그런 거다" "겨울에 삼립호빵 많이 사먹던 사람인데 할인해도 안 사먹는다, 내 돈 SPC로 안 넘어간 걸로 만족" "언제까지 포켓몬 타령이냐, 나 빵 귀신인데 쳐다도 안 본지 몇 달 된다" "기린은 이제 호빵 안 만드나" 등이 이어졌다. 

 

한편 작년 10월 사고 직후 SPC그룹은 향후 3년 동안 1000억원 안전 시스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안전 시설 확충과 설비 자동화에 700억원, 직원 작업 환경 개선과 안전 문화 형성 등에 200억원 등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SPC 교대조 인력 충원 등 좀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설비 자동화 등도 진정성 있게 연구 개발, 구축 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소수 노조인 민노총쪽 입장이긴 하지만 처벌 여론이 비등했고 여전히 불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국민에게 안전경영위원회(작년 11월 출범) 운영, 1000억원 투자 집행 과정 자체를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활동 경과 보고 등을 두루뭉술하게 내부(다수 노조 한노총, 가맹점주협의회 등)에서만 공유하고 그칠 게 아니라는 것이다. 

 

제과제빵업계가 대부분 이런 열악한 제조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업계 선두 SPC 선례가 중요한 만큼 향후 정부 행보도 관심이 쏠린다. 상황모면식 평가나 감독이 아니라 시금석을 마련한다는 자세가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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