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밸류=이수용 기자] 직장인 장모 씨(여·56)는 몇 달 전부터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양쪽 엉덩이와 종아리가 당기는 증상을 느꼈다. 처음에는 갱년기 이후 체력이 떨어지고 다리 근육이 약해진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카트에 몸을 기대야 할 정도로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졌으며, 걷다가 잠시 앉아 쉬면 통증이 줄어드는 일이 반복됐다.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장씨는 허리디스크가 아닌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받았다.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주로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령층만의 질환은 아니다.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거나 디스크와 후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비교적 일찍 시작된 경우에는 40~50대에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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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 |
척추관협착증은 척수신경과 신경뿌리가 지나가는 척추관 또는 추간공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의 수분과 높이가 감소하고, 디스크가 뒤쪽으로 돌출되거나 척추 후관절과 황색인대가 두꺼워지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점차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운동 부족, 반복적인 허리 사용 등이 더해지면 중년층에서도 퇴행성 변화에 따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과 함께 발생하는 엉덩이·허벅지·종아리의 저림과 당김이다. 오래 서 있거나 걸을수록 다리가 아프고 무거워지며, 잠시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허리를 펴거나 뒤로 젖힐 때는 신경 통로가 상대적으로 좁아져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허리 통증보다 다리 증상이 더 두드러지거나 걷는 거리가 점차 짧아지는 경우도 많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모두 허리와 다리 통증을 유발하지만 발생 과정에는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디스크 내부 물질이 돌출되거나 탈출하면서 특정 신경뿌리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 후관절, 황색인대와 같은 여러 척추 구조물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신경 통로가 좁아진다.
다만 허리를 숙이면 아픈지, 펴면 아픈지와 같은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진단할 때는 통증 부위와 발생 상황, 보행 가능 거리, 근력 및 감각 상태를 확인하고 엑스레이와 MRI 등 영상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영상에서 협착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증상과 병변 위치가 일치하는지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 자세 교정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허리를 무조건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범위에서 허리와 다리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에도 다리 통증과 보행 장애가 지속되는 경우, 협착 위치와 정도에 따라 추간공확장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영상장비로 병변의 위치를 확인한 뒤, 옆구리 방향으로 가느다란 관 형태의 특수 기구를 삽입해 추간공 주변의 유착 조직과 비후된 인대 일부를 박리하거나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신경 주변의 공간을 확보하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의 배출을 돕고,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완화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원장은 “피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국소마취로 진행할 수 있어 주변 근육과 정상 조직의 손상이 비교적 적고, 출혈과 회복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모든 척추관협착증을 해결하는 치료는 아니며, MRI에서 확인된 협착의 위치와 정도, 신경학적 증상, 기존 치료에 대한 반응을 종합해 시술 가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단순한 허리 피로나 다리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걷는 거리가 계속 짧아지고 다리 저림과 당김이 반복된다면 연령과 관계없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고 보존적 치료부터 비수술적 시술, 수술적 치료까지 환자 상태에 맞는 단계별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보행 기능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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