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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국한우협회 제공. |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사룟값 폭등, 소값 하락 등으로 위기에 내몰린 한우 농가들이 정부와 농협 하나로마트, 대형마트 합동 반값 한우 행사로 숨구멍을 틔울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한우 소매가를 안정적으로 낮추고 농가 상황을 개선하려면 소비자가 안심·등심 등 구이류뿐 아니라 국거리 등 한우 여러 부위를 의식적으로 다양하게 소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16일 한우 농가 등에 따르면 비싼 한우 가격은 유통 구조 때문이라기보다는 국내 안심·등심 등 구이류에 편중된 한우 소비 등에 기인한 탓이 크다.
실제 국내 한우 유통 구조 비용은 약 47~48%선으로 미국 등 선진국(60%선) 소고기 대비 낮은 편이다. 또 덩치 큰 소의 상품화까지는 도축 등 특수성으로 해당 유통 구조는 필수다.
소 한 마리에서 구이류 비중은 20%선, 국거리 등 비인기 부위가 약 80%선으로 인기 부위는 공급이 모자라 가격이 급등하고 비인기 부위는 적체가 심화하는 악순환 상황이다.
사룟값은 폭등하고 소값은 폭락(1100만원→700만원)하며 한우 도매가도 20% 가량 떨어져 지난 설 대목 직전 최저가(19일 전국 평균 1만3445원)를 찍었다.
이런 상황은 생산비 50~60%선인 사료를 대출로 사들인 농가들을 극단적인 선택까지 내몰고 있지만 국내 한우 소비 특성상 소매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외 외식 한우 식당 등이 많은 경우 떨어진 한우 원재료가를 코로나 적자 등을 상쇄, 흡수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도 실제 소비자들 한우 가격 하락 체감이 높지 않은 이유로 보인다.
20여년 동안 한우 개량, 고급화를 추진해온 한우 농가들은 수입육 대비 한우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며 소매 가격을 상시 낮추는 덴 이견이 있지만 이번 정부 한우 소비 진작 할인 행사 기대감만큼은 크다.
한우 농가들은 "한우를 가장 많이 구입하는 대형마트에서 가격을 내린다면 소비 활성화를 통해 한우 적체 물량을 줄일 것으로 본다"고 반색하고 있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는 "한우 할인 행사는 올해만 예정하고 있다"며 "수급 상황을 지켜보면서 생산자 단체 농축협 등과 협의를 거쳐 내년 운영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행사(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 세일)에서는 선호가 집중되는 구이류 '등심'도 30% 할인하지만 불고기·국거리 '사태' 등은 최대 50% 할인, 반값에 판매한다. 1등급 등심은 약 30% 할인한 100g 당 6590원이다.
정부가 농협경제지주와 협업해 이달 17~19일 사흘간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 약 980개소에서 할인가에 판매하는 것이다. 서울 양재점은 이틀 이른 15일부터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정부 등에 따르면 반값 할인율은 이번 주 하나로마트 행사에 이어 다음 주엔 한우자조금을 활용(할인액 20% 지원)해 농축협 하나로마트에 더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일반 대형마트 행사(3~5일간)까지 지속, 확대한다.
설도·사태·우둔·앞다리 등 불고기·국거리류 위주 행사로 100g 당 반값 수준인 216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후엔 비수기 2~3월과 6~7월, 10~12월 등 연간 일정 기간 지속할 예정이다.
행사가 끝나도 하나로마트 한우 고기 판매 가격은 20% 정도 낮게 유지할 예정이다. 이미 농식품부와 농협은 이달(2월) 들어 한우 가격을 소비자 가격 평균 대비 20% 낮은 선에서 판매하고 있다.
앞서 올 1월 전국 한우 농가들은 "사룟값, 소값 폭락 등으로 두수 적은 소규모 번식 농가가 크 타격을 입고 있다"며 "2012년 소값 파동과는 또 다른 심각한 상황이다. 2025년경이면 농가수는 반토막 날 것"이라며 작년 7월 정부 수입 소고기 무관세 10만톤이 소값 폭락에 부채질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성명을 냈던 지난 달(1월)에 비해 사료값 상승은 여전하고 농가 상황은 크게 바뀐 게 없다. 다만 농가들은 이번처럼 정부 한우 산업 수급 안정 대책, 소비 촉진 행사를 비롯해 정부 구매 자금을 이자 1.8%(1%에서 원복), 1조원(2조원에서 감소) 규모로 쓸 수 있게 되면서 한숨을 돌리고 있다. 이번과 같은 소비 촉진 행사 등도 실효성을 위해 국비 예산 반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우 농가 대부분은 중소 농가들이다. 1~10마리 소규모(~35%)와 100두 이하 중소 규모 영세 농가(~90%)가 비중으론 절대적이다. 부농은 9만 한우 농가 중 0.5%(500개)선도 채 안 될 정도다.
농가들은 "소규모 번식농 등 취약 농가 중심으로 1년 새 2000 농가가 이미 폐업했다. 약 9만 한우 농가 중 2025년까지 2만여 농가 감소가 예상된다"며 "한우 수급 안정을 위해 암소 감축, 생산비 절감 등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송아지 가격 기준가 이하 하락 시 단계별 지원 대책 등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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