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마운자로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 기대감 높아져
![]() |
▲한미약품 전경/사진=한미약품 제공 |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비만 치료 신약이 의미 있는 임상 결과를 도출하면서, 국내 제약 산업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신약이 국내 최초의 GLP-1 계열 기반 비만 치료제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삼중작용 비만 치료 신약 ‘HM15275’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1상 시험에서 최대 10%에 달하는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이 후보물질은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단기 투약만으로도 유의미한 체중 감소와 대사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장기 투약 시 그 효과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2상 진입과 글로벌 상용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HM15275는 1상에서 안전성과 효능 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며 “올 하반기 임상 2상에 착수해 고도비만 및 대사질환 동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효능 검증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제약사로서는 비만 치료 신약을 임상 후속 단계까지 진입시킨 최초 사례로 손꼽힌다. 현재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등 다국적 제약사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기술(LAPS)을 기반으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잠재력을 보여주며 국내 최초 글로벌 항비만제 도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러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한미약품 주가는 6월 들어 32만4,000원의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이에 대해 “비만 신약의 글로벌 경쟁력과 임상 진전이 주가 상승의 핵심 배경”이라며 목표주가를 4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실적 또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1분기 한미약품의 연결 기준 매출은 3,909억 원, 영업이익은 589억 원, 순이익은 4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전체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이 7.3%, 영업이익은 19% 증가하며 내수 사업의 견조한 성장을 증명했다.
특히 주목할 부문은 연구개발(R&D) 투자다. 같은 분기 한미약품은 매출의 14.1%에 해당하는 553억 원을 R&D에 투입했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지속적인 투자가 비만 치료제뿐만 아니라 항암제, NASH,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수의 글로벌 파이프라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M15275는 기존 GLP-1 기반 치료제보다 더 넓은 작용 타깃을 겨냥할 수 있어 향후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며 “한미약품이 이 후보물질을 기반으로 국내 제약사 최초로 글로벌 항비만제 시장에 입성할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HM15275 외에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 복수의 글로벌 임상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매출 대비 10% 이상의 R&D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미약품의 행보는 국내 제약 산업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시험대로 평가받고 있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