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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압구정에 개관한 'S라운지'/=삼성물산 제공/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재건축 최대어로 떠오른 ‘압구정2구역’ 시공권 수주전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조합 조건상 입찰 불가”를 선언하며 전격적으로 발을 뺀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일 “압구정2구역 조합의 입찰 조건에 따라 당사가 준비한 설계 및 금융 제안을 담을 수 없어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의 '강남 대전'이 예고됐던 만큼, 조합의 일방적인 지침이 초대형 건설사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합이 지난 18일 공고한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권은 총 2조7,488억원 규모로, 올해 초 한남4구역(약 1조6천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강남 최대 재건축 사업’이다. 업계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양강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 내다봤지만, 삼성물산의 조기 이탈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삼성물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조합이 요구한 입찰 조건은 대안설계와 금융조건에 대한 제안을 본질적으로 제한한다”며 “글로벌 랜드마크로 구현할 당사의 핵심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입찰 공고가 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특히 조합은 ▲ 대안설계 범위 제한 ▲ 금융조건 CD+가산금리 고정 ▲ 이주비 LTV 100% 제한 ▲ 추가 금융 기법 제안 불가 등 강도 높은 조건을 명시했다. 삼성물산은 이러한 제한이 “혁신적인 설계와 차별화된 금융 경쟁력을 살릴 수 없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설계력과 재무 역량을 보유한 삼성물산이 빠졌다는 것은 단순 불참 그 이상”이라며 “조합의 과도한 제한이 경쟁력 있는 시공사의 참여 자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입찰 마감일은 오는 8월 11일. 현대건설을 비롯해 GS건설, DL이앤씨 등 다른 대형사들의 참여 여부가 향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조합의 결정을 존중하며,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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