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이마트·쿠팡·홈플러스, 초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PB 포트폴리오 확대
"저가 대체재는 옛말"…품질·차별화 앞세워 유통사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980원 두부·콩나물", "680원 순두부".
롯데마트의 1000원 자체브랜드(PB) 두부·콩나물이 가격을 더 낮추고 용량을 늘린 초저가 상품으로 돌아왔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자체브랜드(PB)를 넘어 품질과 차별화까지 강화하며 시장 경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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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두부 매대 전경./사진=롯데마트·슈퍼 제공 |
29일 닐슨아이큐(NIQ)의 '2025 PB 리포트'를 보면 한국 소비자의 77%가 PB를 일반 제조사 브랜드(NB)의 대체재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판매액 기준 오프라인 일상소비재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2% 역성장한 반면, PB는 1.6% 성장하며 소비자 수요를 확대했다.
PB는 유통업체가 상품 기획과 브랜드를 담당해 선보이는 자체브랜드 상품이다. NB와 달리 해당 유통채널에서만 독점 판매돼 가격 경쟁력은 물론 차별화된 상품 구성이 가능하고, 유통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B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으로는 고물가와 소비심리 위축이 꼽힌다.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PB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PB 상품은 NB 상품보다 가격이 약 30% 저렴하다. 일부 초저가 상품은 최대 50%가량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와 직접 계약해 대량 생산·발주를 진행하고 광고·마케팅 비용과 유통 단계를 줄여 원가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유통업체들도 PB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피코크' '5K 프라이스' 'T스탠다드'를 운영하고 있고, 롯데마트는 '오늘좋은'과 '요리하다'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심플러스'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쿠팡은 '곰곰'과 '탐사' 등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롯데마트, PB 경쟁력 강화…1000원 이하 상품 확대
롯데마트는 올해 1분기 기준 PB 브랜드 '오늘좋은' 1500여개,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요리하다' 550여개의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요리하다'는 2015년 출시한 HMR 전문 PB 브랜드다. 최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브랜드명만 유지한 채 콘셉트와 상품 전략, 패키지 디자인 등을 전면 개편했다. 최신 소비 트렌드에 민감하고 맛·품질·편의성을 중시하는 30대 워킹맘을 핵심 고객층으로 설정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오늘좋은'은 기존 식품·생활용품 브랜드 '초이스엘', 디저트·스낵 브랜드 '스윗허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해빗', 가성비 브랜드 '온리프라이스'를 통합해 선보인 롯데마트의 마스터 PB 브랜드다. ‘효율적이고 편안한 쇼핑을 지향하는 3040 워킹맘’을 주요 타깃 고객으로 삼아 가성비·프리미엄을 아우르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 PB인 '오늘좋은 더 큰 두부'와 '오늘좋은 더 많은 콩나물'을 리뉴얼 출시하며 1000원 이하 초저가 전략을 강화했다. 기존 제품들은 지난해 4월 각각 1000원에 출시된 이후 올해 6월까지 누적 판매량 약 240만개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같은 기간 두부는 카테고리 판매 3위, 콩나물은 1위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롯데슈퍼와의 통합 매입 체계를 활용해 목표 판매가격을 먼저 정한 뒤 상품 규격과 제조사를 결정하고 자체 마진까지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롯데마트의 PB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10%다. 최근 3년간 PB 매출 성장률은 2023년 14.6%, 2024년 5.2%, 2025년 11.4%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간편식과 생필품 등 주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가성비 PB 상품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이마트, 브랜드별 역할 세분화…초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이마트는 '노브랜드' '피코크' '5K 프라이스' 'T스탠다드' 등 브랜드별 역할을 세분화해 PB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각 브랜드의 상품 경쟁력과 채널 특성에 맞춘 운영 전략을 통해 고객 선택 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가성비 PB인 '노브랜드'는 2015년 출시 이후 신선식품·가공식품·생활용품·리빙·패션 등 약 1500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노브랜드 전문점과 이마트를 합친 지난해 매출은 약 1조3950억원으로, 론칭 첫해 대비 약 60배 성장했다.
'5K 프라이스'는 대부분 5000원 이하의 가격과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상품을 앞세운 초저가 PB다. 올해에는 식품 외에도 소형 가전과 생활용품으로 품목을 확대하는 한편, 연내 상품 수를 약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 3월 기준 매출은 론칭 초기인 지난해 8월보다 약 59% 증가했다.
프리미엄 HMR 브랜드 '피코크'는 밀키트와 냉동식품, 디저트 등 약 1000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트레이더스 전용 PB인 'T스탠다드'는 창고형 할인점 특성에 맞춘 대용량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브랜드로, 현재 120여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2.6% 증가하는 등 최근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유통업계 PB 전략 변화…가격보다 '가치'로 승부
쿠팡은 PB 자회사 CPLB를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CPLB는 식품 브랜드 '곰곰'과 생활용품 브랜드 '탐사'를 비롯해 30여개 이상의 PB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CPLB 매출은 2조1778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설립 첫해인 2020년 반기 매출은 1331억원이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도 영업 정상화 전략의 일환으로 PB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대표 PB인 '심플러스'는 현재 2000~3000개 품목(SKU)를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는 PB 중심 운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한 미국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조를 벤치마킹해 PB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트레이더조는 판매 상품의 80% 이상을 PB로 구성한 대표적인 PB 전문 유통업체로 알려져 있다.
PB는 과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품질과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소비자들도 단순히 저렴한 제품보다 가격 대비 품질과 만족도를 함께 따지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유통업체들도 단독 상품과 프리미엄 PB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PB도 원재료와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 상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은 기본으로 유지하면서도 높은 품질을 갖춘 PB가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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