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400여개 매장서 쌓은 데이터로 유망 브랜드 발굴·독보적 큐레이션
美 매장 상품 80% 이상 K브랜드…세포라·울타와 ‘발견형 쇼핑’ 차별화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안녕하세요, Welcome to OLIVE YOUNG! We’re here to help.”
미국 올리브영 매장에 들어서면 직원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섞은 시그니처 인사말로 고객을 맞는다.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를 발굴하며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올리브영이 미국을 무대로 ‘글로벌 K뷰티 플랫폼’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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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올리브영은 지난 14일부터 1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한 '올리브영 페스타 LA 2026' 현장에서 현지 고객들이 페스타를 즐기고 있다./사진=CJ올리브영 제공 |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334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7% 증가하며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2분기 매출도 1조7977억원으로 23% 늘었다.
올리브영의 성장과 맞물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K뷰티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70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특히 미국 수출액은 14억4900만달러로 전체의 20.7%를 차지하며 최대 수출국에 올랐다.
◇ 온라인으로 확인한 美 수요…매장·물류망까지 구축
올리브영은 2019년부터 전 세계 150개국을 대상으로 K뷰티 역직구 플랫폼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운영해왔다. 최신 K뷰티 제품을 비롯해 웰니스와 K팝 관련 상품 등 1만종 이상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 증가했고 주문 건수도 약 60% 늘었다. 회원 수는 335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최근 4년간 국내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한 미국 국적 고객의 매출도 연평균 207% 성장했다.
미국 내 K뷰티 수요를 확인한 올리브영은 현지 사업 기반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1월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5월과 6월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와 LA에 단독 매장을 잇달아 열었다. 오는 2027년 상반기까지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총 5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캘리포니아주 블루밍턴에 자체 물류센터도 마련했다. 미국 서부 물류센터는 향후 물동량에 따라 최대 5000평 규모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프라인 매장에 상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미국 전용 온라인몰의 배송도 담당한다.
◇ 세포라·울타와 맞붙는다…'K뷰티 발견'에 방점
세포라와 울타뷰티 등 대형 뷰티 전문 유통업체가 자리 잡은 미국 시장에서 올리브영은 국내에서 수년간 축적한 상품 발굴·큐레이션 역량을 앞세워 'K뷰티 전문 플랫폼'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미국 올리브영 1호점은 전체 상품의 80% 이상을 K브랜드로 구성했다. 국내 1400여개 매장에서 쌓은 소비자 데이터와 현지 고객 수요, 글로벌 확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점 브랜드를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뿐 아니라 향수와 헤어케어, 뷰티기기, 컬러렌즈, 건강기능식품, 스낵 등으로 상품군도 넓혔다. 미국 매장에서는 상품 구성을 2~3주 단위로 바꾸며 새로운 K뷰티 브랜드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매대 상품은 카테고리별로 단순 나열하는 대신 성분과 피부 고민, 기능, 제형, 사용 루틴 등에 따라 구성했다.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매장을 둘러보며 새로운 K뷰티 브랜드와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발견형 쇼핑'을 구현한 것이다.
상품 소개 방식에도 전문성을 더했다. 매장 직원들은 K뷰티 상품과 트렌드에 대한 교육을 받고 고객의 피부 고민과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한다. 몇몇 직원은 한국을 찾아 국내 매장의 분위기와 접객 방식을 직접 경험하고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특히 국내에서 운영해온 체험 서비스도 현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피부 진단 서비스 '스킨스캔'에서는 고객 피부 상태를 분석한 뒤 개인별 고민에 맞는 K뷰티 제품을 추천하고, '스킨케어 레슨'에서는 이중 세안과 세럼·크림 레이어링 등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 세포라도 택한 올리브영 큐레이션…K뷰티 글로벌 확장
올리브영은 오는 20일부터 미국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580여곳과 온라인몰에 '올리브영 K뷰티에딧(OLIVE YOUNG K-Beauty Edit)'을 선보인다. 리쥬란과 토리든, 마녀공장 등 19개 브랜드의 약 150개 상품을 올리브영이 직접 선별해 소개할 예정이다.
'올리브영 K뷰티에딧'은 올해 안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의 세포라 매장에 도입된다. 오는 2027년에는 캐나다와 호주, 영국, 중동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세포라는 35개국에서 3400여개 판매 거점을 운영하는 글로벌 프레스티지 뷰티 편집숍이다. 글로벌 대형 뷰티 유통사가 올리브영과 손잡았다는 점은 올리브영의 K뷰티 큐레이션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 한국서 키워 해외로…중소·인디 브랜드 판로 넓힌다
올리브영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힘입어 국내 중소·인디 K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국내 올리브영에서 판매되는 브랜드의 80% 이상이 중소·인디 브랜드인 만큼 올리브영의 해외 영토 확장이 이들의 글로벌 판로를 넓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입점 브랜드는 116개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36개였던 이른바 '100억 클럽' 브랜드가 5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다. 100억 클럽에는 론칭 5년 미만인 무지개맨션과 퓌(fwee)부터 20년 이상 업력을 보유한 아로마티카와 셀퓨전씨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올리브영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차세대 K뷰티 브랜드를 발굴·육성하는 인큐베이팅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K-슈퍼루키 위드영'을 통해 수출 잠재력이 있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를 선발한 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내 올리브영 매장에 전용 매대를 마련하고 해외 진출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국내 브랜드의 미국 시장 안착을 돕기 위한 행보도 이어졌다. 올리브영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컨벤션센터에서 '올리브영 페스타 LA 2026'을 개최했다. 미국에서 처음 열린 이번 행사에는 K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 55개가 참여했고, 10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참여 브랜드는 모두 미국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한 브랜드로, 각각 부스를 마련해 제품 시연과 참여형 이벤트 등을 진행했다. 개별 중소·인디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대규모 현지 소비자 접점을 올리브영이 제공한 것이다.
브랜드들은 그동안 데이터를 통해 파악해온 현지 고객의 반응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제품 선호도와 브랜드 인지 경로 등을 살피며 향후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인사이트를 얻는 기회로 활용했다는 평가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 브랜드들이 글로벌 고객과 만나는 기회를 지속 확대하고, 미국 시장에서 K뷰티 생태계 성장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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