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투자 취지 공감”…재원 조달은 투명한 설명 필요

산업·기업 / 최연돈 기자 / 2025-12-19 15:29:34
경제개혁연대, 고려아연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에 문제 제기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경제개혁연대가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제련소 투자와 관련해, 재원 조달 방식으로 선택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19일 밝혔다. 영풍 측은 미국 제련소 건설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자금 조달 과정의 투명성과 주주 소통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제개혁연대는 19일 논평을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추진 중인 약 11조원 규모의 미국 제련소 건설 계획과 관련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신주 발행”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영풍 로고 이미지/사진=자료

 

앞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 12월 15일 미국에 약 74억 달러를 투입해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재원 마련을 위해 합작법인(JV)을 대상으로 19억 달러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JV는 고려아연 지분 10.59%를 확보하게 된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MBK 연합은 경영상 목적보다 지배구조 변화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경제개혁연대는 해당 투자 구조와 관련해 “미국 내 제련소 설립 자금 조달이 목적이라면 JV가 고려아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 외에도, JV가 미국 법인에 직접 투자하는 구조 등 다양한 대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직접 투자 방식의 경우 고려아연의 지분율은 낮아질 수 있지만, 향후 운영 성과에 따라 지분 구조를 조정할 수 있어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제개혁연대는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 측 역시 미국 제련소 건설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고 있으며, 자금이 필요하다면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주주배정 방식은 제3자 배정에 비해 지배구조 논란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안”이라고 언급했다.

 

상호주 구조 형성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는 JV가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10.59%를 취득하는 동시에,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직전 JV 지분 9.99%를 취득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상호주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JV가 주요 주주로 부상하면서 회사 경영과 거버넌스 변화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경제개혁연대는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 측에 크루시블 메탈스 지분을 최대 34.5%까지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인 워런트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관련 내용이 충분히 공시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주주와 시장에 대한 보다 충실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금융당국을 향해 “JV 투자로 인해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신속히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정정공시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영풍 측은 미국 제련소 투자 취지와 산업 경쟁력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투자와 지배구조 변화가 수반되는 사안인 만큼 주주와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과 절차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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