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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옥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이덕형 기자 |
[소셜밸류=이덕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여 년간의 사법 족쇄에서 벗어나면서, 삼성은 명실상부한 ‘포스트 ’ 시대에 진입했다. 대법원의 무죄 확정은 법적 판단을 넘어, 삼성 경영 전반의 리더십 복원과 대외 신뢰 회복, 전략 투자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재계와 산업계는 “이제는 삼성의 시간”이라며, 초격차 기술 확보와 과감한 투자, 내부 혁신이 동시에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총수 리더십의 복귀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 실행력과 속도라는 구체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다.
◆ 초격차 기술 확보…반도체·AI 2대 축
당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이다. 메모리 중심의 기존 반도체 산업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패키징 기술, AI 전용 칩 등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오픈AI 샘 올트먼 CEO, 엔비디아 고위 인사들과 잇달아 회동하며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차세대 AI 반도체 설계와 패키징 라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TSMC와 인텔이 각각 파운드리와 AI칩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그 중간지점을 공략해 기술 초격차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초대형 M&A 재개 가능성…신산업 중심 재정비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그간 유보됐던 초대형 인수합병(M&A) 논의도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전장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분야에서 전략적 M&A를 점치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모빌리티 솔루션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배터리, 헬스케어 플랫폼 영역에서 사업 확장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용 통합 플랫폼, 시스템 반도체 설계력 확보 등을 중심으로 한 ‘미래형 산업지도’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경영 복귀는 삼성의 투자 집행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단순한 물량 확대가 아닌, 전략적 기술 내재화를 목표로 한 M&A가 추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지배구조·노사·ESG…삼성의 지속가능성 시험대
이 회장은 직접 ‘젊고 유연한 삼성’을 언급하며 혁신 의지를 밝혀왔지만, 그 실행은 아직 초입에 머물러 있다. 노동조합과의 갈등, 국회 계류 중인 ‘삼성생명법’ 이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 등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산적하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의 첫 파업은 노동 이슈에 대한 체질적 전환을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삼성은 과거 무노조 경영에서 노조와의 협력으로 전환했지만, 교섭구조와 내부 신뢰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 문제는 국회 입법 상황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삼성 내부의 거버넌스 개편이 요구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실행력이 곧 신뢰”라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과거와 다른 삼성,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지만, 시장과 사회는 여전히 이를 행동으로 확인하길 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 해소는 과거에 대한 정리일 뿐, 앞으로의 방향은 삼성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며 “기술 중심 경영, 사회적 책임, 글로벌 연대 등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 변화가 있어야 시장도 진정한 변화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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