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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사진=효성 제공/최성호기자 |
◆상속세 납부라는 당면 과제
조 회장은 최근 부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산 상속에 따라 거액의 상속세 납부가 예정돼 있다. 이번 매각은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효성중공업 공시에 따르면 장외 시간외매매를 통해 주식 45만6,903주(4.90%)를 처분했다.
지분 매각 후 조 회장의 효성중공업 지분율은 14.89%에서 9.99%로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단일 개인으로서는 ㈜효성 다음가는 주요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계 ‘톱티어 테크 펀드’의 전략적 접근
눈길을 끄는 점은 이번 매수자가 단순 재무투자자가 아닌, 미국의 글로벌 장기 투자형 테크 펀드라는 사실이다. 이 펀드는 한국 전력 솔루션 분야의 미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효성중공업의 중장기 가치를 판단해 매수에 나섰다.
효성 측은 “해당 펀드와 협력 관계 구축을 목적으로 사전 협의가 있었다”며 “장기적 관점의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다. 즉, 단순히 주식을 넘긴 것이 아니라 미래 사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성격의 거래였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 인프라, 친환경 전력설비,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미래 에너지 솔루션을 갖춘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활발해진 흐름과도 맞물린다.
◆지배력 일부 희석 vs 해외 투자자 기반 확대
이번 거래로 조 회장의 직접 지분율은 10% 아래로 낮아졌지만, ㈜효성(지분율 32.47%)을 통한 지배 구조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동시에 글로벌 장기 투자자가 주요 주주로 새롭게 들어오면서 효성중공업의 기업가치와 ESG 신뢰도, 해외 협력 네트워크는 강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효성중공업의 주력 사업인 변압기, 중전기기, ESS, 수소충전소 인프라 등은 모두 글로벌 탄소중립 산업과 직결된 성장 섹터다. 따라서 이번 펀드 유치는 단순 지분거래를 넘어 글로벌 수주, 기술 공동개발, ESG 자금 유입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효성중공업, 글로벌 ESG 연계 투자사로 탈바꿈할까
이번 거래는 조 회장이 단순히 세금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자본과 연계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효성중공업에 심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향후 이 테크 펀드가 어떤 방식으로 효성과 협력할지, 이사회 참여 여부, 공동 프로젝트 추진 등이 주목된다. 동시에 효성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이 같은 전략적 투자 유치 모델이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향후 효성중공업의 상장사 구조 내 지배력 조정, 혹은 해외 IPO 전략까지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단기 유동성 해결을 넘어선 장기 전략”으로 해석해야
조 회장 측은 “추가 매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번 거래는 단순 매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내 중공업·에너지 기업이 글로벌 자본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선례가 될 수 있다.
한국 대기업 오너들의 상속 이슈가 단기 해소에서 그치지 않고, 지배구조와 사업 전략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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