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여행 가방·북엔드로 세계 기록…기네스 인정 받은 '이랜드 수장고'

K-Commerce / 한시은 기자 / 2026-10-28 14:53:42
100만 점 소장품 보관한 수장고 첫 공개…디자인 연구에 활용
여행 가방 7816점·북엔드 4674점, 기네스 세계 기록 동시 인증
여행 가방·북엔드 이어 타자기·재봉틀도 기네스 세계 기록 도전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패션이 주력 사업인 만큼 소장품은 디자인의 뿌리가 되는 원천이자 영감을 얻는 자료입니다. 그동안 모아온 소장품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나아가 해외에서도 고객들에게 의미 있는 영감을 주는 전시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한우석 이랜드뮤지엄 대표는 28일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기네스 세계 기록 공식 인증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 28일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기네스 세계 기록 공식 인증식’에서 한우석 이랜드뮤지엄 대표(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시은 기자

 

이랜드그룹이 여행 가방(7816점)과 북엔드(4674점) 컬렉션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 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 기업이 두 종류의 컬렉션으로 동시에 세계 기록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크다는 평가다.

이날 인증식에는 손민영 기네스 세계 기록 심사관과 한우석 이랜드뮤지엄 대표, 서영희 이랜드뮤지엄 총괄디렉터가 참석했다.

◇ 30년간 모은 100만 점…전시·디자인 연구부터 호텔까지 활용


이랜드뮤지엄은 1995년부터 수집 활동을 시작해 패션과 음악, 영화, 스포츠, 예술 분야에서 100만 점 이상의 소장품을 수집했다. 그래미 어워즈 트로피와 아카데미 수상작에 사용된 소품을 비롯해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의상, 가수들의 무대 악기, 스포츠 선수들의 유니폼과 장비 등이다.

이 같은 활동은 세계 각지의 문화유산을 국내에서도 누구나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문화보국’의 비전에서 출발했다. 이렇게 모은 소장품은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하고, 패션 디자인 연구 자료로도 활용해 왔다는 설명이다.

 

▲ 28일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 수장고에서 공개된 이랜드뮤지엄의 북엔드 컬렉션. /사진=한시은 기자

 

실제로 이랜드뮤지엄은 최근 3년간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를 20차례 이상 열어 누적 관람객 110만명을 모았다.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뮤지엄과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주최한 전시 등에 소장품을 대여하며 글로벌 협업도 이어왔다.


특히 그룹 내에서는 켄싱턴호텔 평창에 올림픽 관련 소장품 약 200점을 전시하고 있다. 한 대표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IOC 위원들이 이곳의 소장품을 보고 호텔을 베이스캠프 숙소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수집을 시작할 당시 선진국에서는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문화·예술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도 선진국으로 성장하면 고객들의 문화·예술 수요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이번에 인증받은 여행 가방과 북엔드 역시 생활 속 물건을 통해 시대별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여행 가방에서는 당시의 이동 방식과 여행 문화를, 책을 세워 고정하는 북엔드에서는 독서 공간을 꾸미는 방식과 디자인의 변화를 살필 수 있다.

◇ “소장품의 양과 질이 경쟁력”…디자인 영감 쌓인 수장고 열었다

이랜드는 이날 글로벌R&D센터 지하 1·2층에 있는 수장고를 처음 공개했다. 투어에서는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오른 두 컬렉션을 비롯해 타자기와 재봉틀, 패션·영화 관련 소장품 등을 소개했다.

여행 가방 컬렉션에서는 시대별 교통수단에 따라 달라진 형태를 살펴볼 수 있었다. 1700~1830년대 마차 여행에 쓰인 ‘돔 탑 트렁크’는 빗물이 흘러내리도록 윗면을 둥글게 만들었다. 

 

▲ 28일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 수장고에서 공개된 이랜드뮤지엄의 여행 가방 컬렉션. /사진=한시은 기자

 

기차와 선박을 이용한 이동이 늘어난 1840~1950년대의 ‘워드로브 트렁크’는 내부에 옷걸이와 서랍을 갖춰 펼치면 작은 옷장이 됐다. 1950~1970년대에는 항공 여행에 맞춰 무게를 줄인 단단한 외장 소재의 여행 가방이 등장했다.

서 디렉터는 “우리는 여행 가방을 단순한 가방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을 담고 있는 작은 집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북엔드도 동물과 역사적 인물, 건축물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돼 있었다. 도슨트는 책을 받치는 도구에 당시 사람들의 관심사와 문화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수집한 북엔드는 패션과 외식, 호텔 등 그룹의 사업 공간에서도 콘셉트에 맞춰 활용하고 있다. 

 

▲ 28일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에서 공개된 패션 아카이브./사진=한시은 기자

 

패션 관련 소장품은 본업인 의류 사업의 연구 자료로 쓰인다. 지하 2층 패션 아카이브에는 의류 샘플 약 30만 점과 디자인 전문 서적 1만7000여권이 모여 있다. 그룹 디자이너들은 이곳에서 필요한 샘플을 찾아 대여하고 디자인을 연구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전투복과 훈련복 등 930점을 모은 밀리터리 유니폼 컬렉션은 군복이 일상복과 스트리트웨어, 하이패션에 미친 영향을 보여준다. 넥타이는 클립온 타이와 포인핸드 타이, 보타이, 크라바트 등 3만여 점으로, 형태와 매는 방식에서 시대별 미감과 스타일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 28일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에서 공개된 타자기 컬렉션과 재봉틀 컬렉션./사진=한시은 기자

 

재킷 등 짧은 아우터 소장품도 7500점에 이른다. 남성 정장 상의에서 출발해 군복과 스포츠웨어의 영향을 받으며 다양해지고, 20세기 이후 여성복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됐다는 설명이다.

서 디렉터는 “의류는 재질 특성상 수집가들이 기피하는 품목이지만, 우리는 패션이라는 콘셉트 때문에 피할 수 없다”며 “의상과 섬유류의 관리와 보존과학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곳에 와야만 볼 수 있는, 우리만 소유한 소장품이 1만 점 넘게 있다”며 “압도적인 수량을 확보한 품목도 10가지 이상으로, 소장품의 양과 질이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그룹은 향후 소장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한편, 타자기와 재봉틀 컬렉션을 포함해 최대 30개 부문의 기네스 세계 기록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100만 점의 소장품을 전시와 디자인 연구에 활용해 미래 자산으로 키워간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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