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브랜드 큐레이션과 글로벌 소싱 본격 확대 첫 시도"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일본 여행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문구 브랜드들이 성수동에 모였다. 알록달록한 마스킹테이프와 스티커, 가죽 다이어리를 살펴보는 방문객들의 눈길이 분주하게 오갔고, 한쪽에서는 마음에 드는 표지와 내지, 끈을 골라 자신의 취향을 담은 노트를 만드는 손길이 이어졌다.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29CM와 일본 문구·생활잡화 전문점 로프트(LOFT)의 팝업스토어 ‘페이지 투 페이지스(Page to Pages)’를 찾았다.
이번 팝업은 오는 6일까지 ‘한 줄의 기록이 쌓여 취향이 된다’를 주제로 운영된다. 로프트가 한국에서 자사 이름을 내걸고 팝업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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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29CM와 일본 문구·생활잡화 전문점 로프트의 팝업스토어 ‘페이지 투 페이지스’ 현장 모습./사진=한시은 기자 |
로프트는 1987년 도쿄 시부야에서 시작해 현재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16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문구·생활잡화 전문점이다. 새로운 문구 브랜드와 제품을 발굴해 소개하는 덕에 일본 문구 시장의 최신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 국내 문구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일본 여행 때 반드시 들르는 ‘성지’로 꼽힌다.
29CM에 따르면 이번 팝업 사전 예약에는 1만명 이상이 몰렸고, 일부 시간대 입장권은 판매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매진됐다. 한국과 일본의 문구·라이프스타일 브랜드 39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선영 29CM 커머스전략본부 매니저는 “29CM와 로프트는 고객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와 상품을 선별해 소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 같은 방향성이 맞닿아 있다고 판단해 약 7~8개월 전부터 협업을 논의해 왔다”고 말했다.
◇ 문구에 취향 담는 소비자들…온·오프라인 수요 증가
최근에는 문구를 단순한 사무용품이나 실용품이 아닌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다이어리 꾸미기와 필사, 데스크테리어 등 기록과 문구를 즐기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29CM의 오프라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4개 점포에서 문구 카테고리는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구홈 성수 1호점에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판매된 문구 상품만 10만개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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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29CM와 일본 문구·생활잡화 전문점 로프트의 팝업스토어 ‘페이지 투 페이지스’ 현장 모습./사진=한시은 기자 |
올 1~8월 29CM의 문구·사무용품 누적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이상 증가했다. 다이어리·플래너 거래액은 63% 이상 늘었고,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유행에 힘입어 스티커와 테이프 거래액도 각각 45%, 10% 이상 증가했다.
김 매니저는 “한국과 일본 모두 문구가 취향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같다”면서도 “한국은 트렌드 변화가 빠른 만큼 캐릭터나 브랜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굿즈로 확장되는 경향이 강하고, 일본은 아날로그 문구 시장이 오랫동안 발달해 기능과 활용 목적에 따라 상품이 세분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직구하던 日 문구 한자리에…나만의 노트도 제작
현장 1층에는 로프트가 큐레이션한 일본 문구 브랜드 29개가 자리했다. 이 가운데 14개, 약 48%는 국내에 공식 온·오프라인 판매처가 없는 브랜드로, 일본 현지나 해외 직구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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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29CM와 일본 문구·생활잡화 전문점 로프트의 팝업스토어 ‘페이지 투 페이지스’ 현장 모습./사진=한시은 기자 |
대표적으로 애쉬포드와 파피어 플라츠, 하이나인 노트, 호보니치, 후루카와 시코 등이 참여했다. ‘거의 매일’이라는 뜻을 담은 호보니치는 사용자의 생활 습관과 기록 방식에 맞춰 다양한 다이어리를 선보이는 일본 브랜드다.
호보니치 매대에는 2027년용 다이어리도 만나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다소 이르게 느껴질 수 있는 시기이지만 일본 문구 시장에서는 매년 9월을 기점으로 다음 해 다이어리 신제품이 본격 출시된다는 설명이다.
도쿄 기반의 주문 제작 노트 브랜드 ‘하이나인 노트’도 눈길을 끌었다. 방문객은 표지의 소재와 색상부터 크기, 종이, 링까지 원하는 요소를 직접 골라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 수 있다. 표지에 이름이나 메시지를 새기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팝업에서는 사전 예약을 통해 하루 24명만 주문 제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한국 문구도 ‘취향대로’…단독 상품·체험 공간 마련
2층에서는 29CM가 큐레이션한 국내 문구·라이프스타일 브랜드 10곳을 소개한다. 모스와 소소문구, 원모어백, 오이뮤 등 독창적인 디자인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팬덤을 쌓은 브랜드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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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29CM와 일본 문구·생활잡화 전문점 로프트의 팝업스토어 ‘페이지 투 페이지스’ 현장 모습./사진=한시은 기자 |
대표적으로 모스는 국내 문구기업 지구화학과 협업한 크레용 세트를 팝업 단독 상품으로 선보였다. 크레용 8개와 노트로 구성된 제품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 여러 세트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모스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크레파스를 사용하면 손에 끈적하게 묻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크레용은 손에 묻어나지 않는다”며 “일반 크레용에서는 보기 어려운 형광 색상도 넣어 실용성과 시각적인 재미를 함께 살렸다”고 말했다.
체험존에서는 원하는 종이 5장과 장식물, 끈을 골라 하나뿐인 책갈피를 만들 수 있다. 팝업 외관의 메시지 미디어월에서는 방문객이 입력한 문장을 대형 화면에 실시간으로 띄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29CM는 이번 팝업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국내 고객에게 소개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판매 접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취향을 기반으로 국내외 브랜드를 제안하는 글로벌 큐레이션 셀렉트숍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 매니저는 “그동안 국내 브랜드를 발굴하고 큐레이션하는 데 강점을 쌓아왔다. 앞으로는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다양한 브랜드까지 발굴해 국내 고객에게 제안하고자 한다”며 “이번 팝업은 29CM가 해외 브랜드 큐레이션과 글로벌 소싱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첫 시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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