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주공6단지 재건축 '뒷손'에 소유주들 '부글부글'

사회 / 황동현 기자 / 2023-10-27 15:40:41
2015년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됐지만 작년에야 신탁 결정
인근 부동산업자‘A씨’, 신탁사 선정, 운영위원 선발 등 재건축 과정 깊숙 개입 '분탕질'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금년 말 시공사 선정을 앞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중앙주공6단지가 뜻하지 않은 ‘비선실세’ 논란으로 내홍에 빠지고 있다. 신탁사 선정과 운영위원 선발 등 재건축 전반에 ‘실세’가 깊숙이 관여해 사업을 쥐락펴락 하고 있어 소유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본지가 27일 입수한 안산중앙주공6단지 재건축 소유주 사이의 대화·녹취록에 따르면 사업장 근처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가 오랜 시간동안 재건축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중앙주공6단지 전경 / 사진=포털사이트 갈무리

 

지난 1986년 6월 사용승인을 받은 안산중앙주공6단지는 2015년에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22년 12월이 돼 서야 신탁방식에 의한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안산중앙주공6단지는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조합창립총회를 6회에 걸쳐 개최했지만, 번번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하는 등 답보상태에 빠지게 됐다. 여기에 장시간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실타래들이 풀리지 않으면서 오랜 시간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다 작년 12월 한국토지신탁과 무궁화신탁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본지 취재 결과, 그간 사업이 진척되지 못한 중심에는 인근 부동산 대표 A씨가 있었다.

안산중앙주공6단지 소유주 등에 따르면 A씨는 재건축과 관련한 조합, 운영위원회 등을 설립할 때마다 입김을 행사했다. 필수조건인 동의서를 걷어주는가 하면, 당선된 집행부를 포섭해 특정 건설사에 대한 지지·철회를 공공연하게 강요했다.

A씨가 지속적으로 총회에 개입하는 정황이 포착되자 안산중앙주공6단지 재건축 추진을 위한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대화명을 '숫자부동산(A씨 부동산) 총회 개입 금지', '숫자부동산 6단지 개입금지', '숫자부동산 총회개입반대' 등으로 변경하는 소유주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운영위원 선출에 자신의 도움이 컸다고 주장하는 A씨 녹취파일 / 사진=소유주 제공

 

최근 A씨는 현 안산중앙주공6단지 정비사업위원회를 구성할 당시 동의서를 자발적으로 받아줘 위원 13명 중 다수를 당선시켜줬다.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준 A씨에게 '마음의 빚'을 가진 일부 위원들은 A씨를 절대 지지하게 됐는데, 지나친 '충성심'이 결국 소유주들 사이에서 분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정비업계 전문가들, “지나친 이권개입은 민·형사상 책임져야 할 수도” 우려

A씨는 안산중앙주공6단지 정비사업위원회 위원장에게도 막말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SNS 운영위원 채팅방에서 "OOO씨(위원장). 내가 나갈테니 감사 포함하고 운영위 꾸리세요. 뒤에서 당신이 하는 짓 내가 지켜보겠습니다"라며 위원장을 저격하며, 힘을 과시했다.

 

▲운영위원 대화방에서 부동산 사장 A씨의 카톡 문자. 대화방을 나가면서 운영위원장에게 “당신이 하는 짓 지켜보겠다”고 글을 남겼다 / 사진=소유주 제공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진행하는 사전 입찰지침서 확정에도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부 운영위원들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입찰지침협상 결과에 따라 누가 남고 누가 나갈 지 결정될 것"이라며 "침묵할 건지 목소리를 낼 건지 위원들도 결정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촉구했다.

 

▲운영위원 대화방에서 부동산 사장 A씨의 카톡 문자. 시공사 선정에 관여하고 있는 정황이 담겨 있다 / 사진=소유주 제공

 

통상 입찰지침서는 시공사가 갖고 있는 독보적인 조건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특정 시공사를 지지하거나 배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더욱이 문제는 A씨가 과반 이상 위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특정 건설사를 배제하거나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전 OO사가 시공할 거 예상했으면 온갖 오해와 음모받으며 동의서 안걷는다", "1군 경쟁하길 바랐는데 이건 아니다", "오늘부터 OO지지 표명할 것이다" 등의 발언을 통해 여론몰이를 했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경우 그 지역의 '터줏대감'이 될 수 있긴 하지만 재건축 등 정비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권개입을 하는 경우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지나친 이권개입은 사업 진행을 더디게 할 뿐만 아니라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A씨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은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일대 4만1191㎡ 부지에 공동주택 1013세대, 근린생활시설 약 450㎡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지는 수인분당선으로 환승 가능한 4호선 중앙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신안산선 성포역(예정)도 이용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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