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서울 노른자' 수주전 돌입...오명도 있어 만만찮은 승부될 듯

건설·교통 / 소민영 기자 / 2022-08-26 16:00:33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서 '무리한 수주행위' 잇단 잡음
'금품살포 혐의' 검찰 송치에 입찰참여 금지한 조합도
업계 "대형건설사 입찰 배제 이례적"…이미지 쇄신 필요
▲포스코건설 CI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올 하반기 서울 최고 노른자위로 꼽히는 '한남2구역' '방배신동아' ‘신당8구역’ 등의 수주전을 앞둔 포스코건설에 이미지 쇄신이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비사업장에서 잇따라 '무리한 수주' 행위'로 잡음을 일으키면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수주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포스코가 서울 대형 정비사업장에 꽂는 첫 깃발이 된다.

 

26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 6월 GS건설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시공자 선정을 마친 대전 도마변동5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장에서 조합 방침에 따라 입찰 참여를 금지 당했다. 

 

조합이 입찰 공고에 3년 내 금품·향응 제공으로 시공자 선정이 취소되거나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법원으로부터 시공자 선정 무효 판결을 받은 부정당업자를 배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포스코건설이 이 두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다.

 

대형 건설사가 입찰 단계에서 배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비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의 불법행위로 사업 자체가 어려워지는 선례가 누적되다 보니 조합으로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대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맞대결이 예상되는 서초구 방배신동아아파트 전경

 

앞서 포스코건설은 부산 대연8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장에서 지난 2020년 사업을 수주할 당시 세대당 3000만원의 민원처리비를 제시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위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부산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총회의 효력을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지시켰었다.

 

이후 부산고등법원 민사5부(부장판사 김민기)가 지난 8일 대연8구역 시공사 선정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1심 결정을 취소하긴 했지만, 포스코건설이 수주 당시 제안했던 대안 설계까지 인허가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조합원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대연8구역 재개발 조합은 기존 설계안을 건축심의에 상정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안 대비 200세대가량 세대수를 늘리겠다고 했던 포스코건설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사업성 하락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광주에서는 풍향구역 재개발정비 사업장에서 포스코건설이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살포해 조합원을 매수하는 등 불법홍보를 했다는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포스코건설 관계자와 하청업체 관계자 등 10명을 도시 및 주거환경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을 상대로 현금 살포를 하는 영상은 물론, 조합장을 상대로 명품 가방을 전달하려 했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결국 사업 지연을 우려한 조합측에서는 임시총회를 열고 포스코건설의 시공자 선정을 취소하는 안건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 사업은 2021년 10월 말 새 시공자를 재선정해 다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을 처음 선정한 것이 2019년 11월이었음을 생각하면 2년간의 사업 공백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에서도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수년째 법정 공방으로 조합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시공자로 선정된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사업 자금 보증 문제로, 시공계약을 해지 당한 이후 이에 따른 책임을 물어 320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이 소송은 법원 판결에서 배상금 규모가 대폭 줄어든 상황이지만, 애초 청구액이 공사비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자 조합원 1인당 수억 원에 달하는 비상식적인 수준이었기 때문에 '대형 기업들의 갑질'이라는 비판이 일었었다.

 

서울 대형 정비사업장에서 수주전을 준비하는 포스코건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3일 열린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시공자 현장설명회에 참석했고, 서울 서초구 방배신동아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에는 홍보관까지 조기 건립하며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비 업계 한 전문가는 "정비사업에서 조합원들에게 주는 무리한 혜택은 모두 아파트 분양가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전가되고, 사업성에도 결국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최근 정부 차원에서도 재건축·재개발 비리 근절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도 눈앞에 수주를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기보다 현실적인 판단에 입각해 수주전에 나서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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