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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젤스/사진=삼성전자 제공/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Xealth)’를 인수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병원 의료 데이터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플랫폼 구축을 통해 단순 건강 측정을 넘어선 초개인화 헬스 관리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7일 젤스와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비공개이나, 이번 인수는 삼성헬스를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 생태계 확대의 핵심 포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의료·웨어러블 연계…‘커넥티드 헬스’ 구현 시동
젤스는 미국 대형 병원 그룹인 프로비던스 헬스 시스템에서 분사해 설립된 기업으로, 500여개 병원 네트워크와 70여개 헬스케어 솔루션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다. 의료진은 젤스 플랫폼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파악하고, 디지털 처방을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젤스를 인수함으로써, 자사 웨어러블 기기(갤럭시 워치, 링 등)를 통해 수집되는 생체 데이터를 병원 EMR(전자의무기록)과 연계하는 ‘커넥티드 케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 서비스는 웨어러블 중심의 일상 건강 데이터와 전문 의료 데이터 간 공백을 해소하는 솔루션이 될 전망이다.
◇“초개인화 헬스케어의 전환점” vs “의료 정보 통합의 복잡성”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삼성헬스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은 “젤스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통해 예방 중심의 초개인화 케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글로벌 의료 정보 시스템 통합의 난이도와 개인정보 보호 이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의료정보는 국가별 규제와 병원 시스템이 매우 상이하고, HIPAA(미국), GDPR(유럽) 등 고강도 프라이버시 법률이 적용되기 때문에, 웨어러블 기반의 실시간 데이터와 병원 EMR 간의 통합에는 기술·법률·정책적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LG전자와의 전략 차이…삼성, 플랫폼 연계 / LG, 기기 중심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전략은 웨어러블 중심의 플랫폼-데이터-병원 연결 생태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인수한 옥스퍼드 시멘틱(AI), 소니오(메드텍), 룬·마시모(오디오·전장) 등도 헬스·AI 융합 기반으로 이어진다.
반면 LG전자는 헬스케어 사업을 가전 및 로봇 중심의 ‘홈 헬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헬스싱큐 플랫폼을 기반으로 퓨리케어, 안마의자, 탈모치료기, 헬스 로봇 등 개인 건강기기 중심의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기기 중심 vs 데이터 중심 생태계 전략이라는 점에서 양사 간 접근법은 뚜렷하게 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의료기관 네트워크와의 연계를 바탕으로 플랫폼 중심 헬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투자하고 있고, LG는 프리미엄 홈가전 경험 확장을 통해 일상 속 헬스케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장벽’과 ‘글로벌 확장’
삼성전자의 커넥티드 케어 전략은 시장 확대 가능성도 크지만, 각국의 의료정보 관련 규제, 병원과의 시스템 연동 표준화, 디지털 치료기기와의 연계 인증 등 과제가 수반된다.
또한, 병원 중심의 B2B 모델이라는 특성상, B2C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하는 UX 설계, 실질적인 건강개선 효과 검증, 의학적 신뢰성 확보도 필수적인 단계로 남아 있다.
◇“의료와 IT의 연결점 확보…헬스 빅테크로의 포석”
삼성전자의 젤스 인수는 단순한 ‘기술 확보’가 아닌,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핵심 초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고령화, 만성질환 관리, AI 기반 맞춤 치료 등의 글로벌 트렌드에 부응하는 구조다.
이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워치로 건강을 측정하는 단계를 넘어, 측정된 건강 데이터가 실제 의료 서비스에 연결되는 '진짜 디지털 헬스케어'를 구현할 수 있는 지점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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