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웨비나 캡처. |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중소기업도 스마트 제조 공장 구축이 어렵지 않다. 공장 장비 등에서 오류 진단 등에 소리·진동·온도·전류 등 센서를 사용하고 센서 데이터를 토대로 '인공 지능', '머신 러닝'을 적용해 공정 자동화를 이룰 수 있다. 진일보한 '트랜스퍼 러닝', '어드버서리얼 러닝' 개념을 적용해 대규모 다품종 생산에서도 불량률을 거의 없앨 수 있다.
5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8차 스마트 제조 강연 '디지털 트윈과 인공 지능 기반의 스마트 제조'에서 전병국 박사(퍼듀대학교 교수)는 무엇보다 소리 센서를 특화, 의료계 청진기를 응용해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폰 센서 등을 소개했다. 해당 센서를 자동화 공정에 적용한 것이다.
인공 지능 러닝(학습)을 위한 데이터 수집엔 비용이 많이 든다. 전 박사의 청진기 센서처럼 소리는 굉장히 저렴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진동 센서라면 반드시 진동이 있는 곳에 붙여야 하지만 청진기 센서는 장비 몸체가 하나로 돼 있다면 어디에 붙여도 큰 차이 없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 박사는 "통상 장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고 카메라 등을 쓰는데 청진기 센서 시스템은 인공 지능에 기반, 소리만으로 장비 상태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현장 작업자들이 대부분 소리를 듣고 가공 진행 정도나 마모 수준, 장비 상태 등을 아는 데서 착안한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 정비공은 차 소리만 듣고도 엔진 어디가 고장 났는지 쉽게 알아낸다.
이어 "또 의사들은 심장 소리만 들으려고 청진기를 직접 가슴 부위에 갖다댄다"며 "마이크로폰은 이런 식으로 주변 소음 속에서 장비 소리만 들어보려고 고안, 적용한 것"이라고 했다.
전 박사가 개발한 소리 센서는 마이크로폰을 장비 내부로 넣어 장비 소리를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모니터링한 데이터로 장비 기능을 인식하는 데 인공 지능을 사용한다. 그는 "소리를 듣고 우리의 지능을 사용해서 무슨 소리인지 알아내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했다.
전 박사는 "일례로 플라즈마 커팅할 때 커팅 진행 상황, 커팅 진행 시간 등을 소리를 듣고 계산해낼 수 있다"며 "커팅 시간 계산은 노즈 교체 시점을 아는데 중요한데 소리만으로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커팅 시간을 계산하는 인공 지능 모델도 개발했다"며 "인공 지능이 노즐 교체 시점을 알려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 지능 자동화 가공도 리워드를 통한 강화 학습 모델을 사용, 공구 스스로 포인트를 움직이면서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어떻게 움직이면 가장 빠르게 잘 가공할 수 있는지 판단하도록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다. 전 박사는 "굉장히 숙련된 작업자 경우 보통보다 28배"라며 "인공 지능 공구는 그보다 더 빠른 방법으로 가공해낸다"고 했다.
전병국 박사는 이런 데이터 모니터링, 시뮬레이션, 강화 학습 등을 통해 사람이 한번 알고리즘을 지정해주면 인공 지능이 실패·성공 데이터를 축적, 스스로 배워나가면서 작업 속도,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 과정도 설명했다. 일례로 조각(블록)을 바구니에 담는 단순 작업을 인공 지능 로봇은 스스로 2000번 정도를 반복,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능숙해졌다. 성공률도 사람이 준 데이터(블록 기울기 계산과 집을 수 있는 여부 등 지정)만으로는 70~75%이었다면 80~90%로 높아졌다.
한편 이날 민상기 박사(위스콘신대학교 기계공학과)는 '스마트 제조 기법을 통한 생산 설비 및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상 상황 검출 및 진단'에서 다품종 대량 생산기업 실례를 통해 스마트 제조 공장에서 인공 지능이나 여러 데이터 기법을 사용해 불량을 검출하고 제거하는 비용 저감 과정도 짚어봤다.
통상 기업들은 불량품 검출에 전수 검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 전수 검사하더라도 불량이 안 걸러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비용뿐 아니라 기업 신용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다.
제조 불량은 점진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갑자기 생기기도 하는데 민 박사는 이런 이상 상황을 미리 진단해 예측해줄 수 없을지 연구하고 있다. 해당 기업에서는 당초 불량율 20% 수준이었다. 헤드 부분 다이에서 크랙 불량 제거가 목표였다. 수집하려는 데이터를 레이블링하면서 트레이닝 세트, 테스팅 세트, 실제 알고리즘 개발과 적용으로 양품 판단율 96.5% 수준, 불량 판단율 99.8%를 이뤄냈다. 이제 불량을 불량으로 판단하는 것은 거의 완벽하다.
민상기 박사는 "양품을 불량으로 판단하는 것은 비용 문제일 뿐이지만 불량을 양품으로 판단해 납품하는 것은 치명적인 문제"라며 0.2% 불량조차 알고리즘을 개선하면서 점점 좋아진 상황이다. 민 박사는 "알고리즘 스스로 결함이냐 아니냐를 판단하게끔 하는 것"이라며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라고 했다.
해당 기업엔 520대 기계가 있다. 같은 알고리즘, 모델과 공정이라도 기계나 오퍼레이터가 바뀌거나 온도나 시간이 달라져도 데이터가 달라지고 불량품 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
민 박사는 "이때 '트랜스퍼 러닝' 개념이 필요하다"며 "몇 가지 데이터를 좀 더 추출해 섞으면서 '트랜스퍼 러닝'하면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때도 기업과 장비가 바뀌면 일일이 다 트레이닝해줘야 하느냐는 문제가 생긴다. 해당 기업처럼 다품종 생산이라면 제품 종류마다 트레이닝해야 할 것이냐도 문제다. 여기에 민 박사는 '어드버서리얼 러닝' 개념을 적용했다. 일부러 계속 변화를 시켜보는 것이다. 데이터가 전반적으로 시프트가 일어날 때 단순한 시프트면 건너뛰도록 한다든지 해서 양품은 양품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외 시각·진동 센서에 에너지 센서도 사용하면서 판별율을 높이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는 에너지 데이터만으로 판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를 사용해 정확도가 거의 완벽에 가까워진 상태다. 이제는 한 공장 내 에너지 절감 쪽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 박사는 "어떤 공정에 관한한 인공지능 스스로 진화, 대처하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