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TSMC 증설 속도, 삼성·SK, 전략 재정비 시급"

전자·IT / 최성호 기자 / 2025-04-24 13:33:24
▲대만 TSMC사옥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대만 남부 가오슝에 6번째 반도체 공장(P6)을 건설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 등 현지 언론은 24일,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이 전날 입법원 대정부 질의에서 "TSMC가 가오슝에 P6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경제부 계획에 포함시켰으며, 관련 인프라 준비도 상당 부분 완료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TSMC는 향후 P7, P8 공장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어 대만 내 반도체 생산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TSMC는 실적 발표를 통해 향후 수년간 대만에 웨이퍼 팹 11개와 첨단 패키징 공장 4개를 추가로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나노 공정의 양산이 올해 하반기부터 신주와 가오슝에서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어서, 글로벌 첨단 공정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TSMC의 공장 확충은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경쟁 압박을 가한다. 특히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3나노 공정 수율에서 격차가 있다는 평가 속에, TSMC가 한발 앞서 2나노 양산에 나서면 기술적 주도권이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하이닉스 역시 TSMC와의 협력 및 경쟁 구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TSMC의 패키징 기술과의 결합이 중요해진 가운데, 자체 경쟁력 확보가 요구된다.

수출 전략 차원에서도 긴장감이 감지된다. TSMC의 생산 확대는 미국 및 일본 등 주요국의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국내 기업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미국이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성숙 공정(20나노 이상)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 반도체 기업도 영향권 내에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중 30~40%가 중국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규제 강화는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공격적인 증설은 단순한 생산 능력 확대를 넘어 공급망 주도권 경쟁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 거점 다변화 등을 통해 대응 전략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