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 외교·안보 전략 대전환 포럼… 한미동맹 재설계·AI 주도권·전략적 자율성 강조

산업·기업 / 최연돈 기자 / 2025-07-25 13:17:33
“이념은 접고 전략을 보라”… 복합위기 속 한국 외교안보 3대 해법은 ‘자강·전략·생태계’
▲24일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 복합 위기,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 방향’ 포럼에서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가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최종현학술원 제공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글로벌 안보 지형의 격변 속에서 대한민국 외교안보 전략의 대전환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종현학술원(이사장 최태원 SK 회장)은 24일 동아시아연구원,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함께 ‘글로벌 복합 위기와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자강(自强), 전략적 균형, 기술 생태계 구축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포럼에는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 전재성 서울대 교수,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 등 학계와 정책 현장을 대표하는 외교·안보·기술 전문가들이 참석해 깊이 있는 분석을 내놨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개회사에서 “외교정책은 전략과 원칙, 가치와 현실, 국내 정치까지 얽힌 고도의 판단 영역”이라며 “이제는 최악을 피하는 대응에서 벗어나, 최선에 가까운 전략을 주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미동맹, 구조 개편 기회로… 대북정책도 현실 기반 재설계 필요”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가능성 등으로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 역할 조정, 전작권 전환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수동적 대응이 아닌 능동적 동맹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전작권 전환은 ‘주권 회복’보다 ‘전략적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단계적 이행과 조건 재정비를 촉구했다.

 

전재성 서울대 교수는 “북한은 생존·핵억제·국제 위상 확보를 복합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경제적 지렛대, 중국과의 조정 외교, 조건부 남북협력 등 다양한 수단을 포함한 전략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은 “이념과 현실, 대외 목적과 대내 정치가 충돌하는 한국 외교의 구조적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며, “지금은 낙관이 아닌 정교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화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며, 안보를 담보하는 현실 기반 협력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념 아닌 전략의 외교… 한일은 협력, 대중은 다층적 외교로”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미국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은 전략적 자율성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도 탈이념적 전략 협력 구도를 일본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문제 중심의 외교는 실효성이 낮다며 미래지향적 접근을 주문했다.

 

손인주 서울대 교수는 중국의 민족주의 외교 뒤에 자리한 구조적 불안을 지적하며, 법치와 자유에 기반한 ‘원칙적 다원주의’와 미국·일본 중심의 ‘동심원’ 전략을 제안했다. 그는 한·미·일 간 2+2+2 협의체 신설도 주장하며, “지역 불안정성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계는 ‘얄타 2.0’으로 다극 체제로 진입 중”이라며, 한국은 ▲자강(독자 방어력 확보), ▲연대(G7·EU 등 규칙 기반 국가와 협력), ▲포용(중·러·글로벌 사우스와 호혜적 협력)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 “AI 생태계는 기술 아닌 시스템 싸움… ‘제3의 길’로 반격해야”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중국이 반도체부터 AI까지 풀스택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 중이라며, “한국은 제조업 기반의 AI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삼중 보조금 체계를 활용한 중국의 AI-반도체 생태계 질주를 주시해야 한다”며, “미국의 리쇼어링 전략 속에서 한국이 기술 파트너로 부상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박종희 서울대 교수는 “AI 경쟁의 본질은 기술이 아닌 생태계 설계”라며, 한국은 미국식 민간 주도 모델과 중국식 국가 주도 모델을 넘어서는 ‘제3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스타트업-정부-대학-VC가 분업하는 ‘5자 생태계 모델’과 함께, 한국어 특화 모델을 위한 ‘소버린 AI 컨소시엄’ 구축, AI 제조 융합 인프라 투자 등을 제시했다.

 

이번 포럼은 국내 최고 외교·안보·기술 전문가들이 이념을 넘어선 현실 기반의 전략 수립을 촉구한 자리였다. 한국이 미중 기술패권, 북핵 위협, 공급망 재편이라는 삼중 위기를 돌파하고 글로벌 전략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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