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머릿지로고/사진=홈페이지/최성호기자 |
경영권을 넘기기로 한 투자자 측은 법원을 찾아 “계약 위반을 넘어선 기망행위”라며 긴급 가처분을 신청했고,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계약금은 이미 입금됐다. 본계약 초안도 오갔다. 그런데도 애머릿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른 투자자에게 회사를 넘기려는 듯한 행보를 이어갔다.
◇ 배타적 계약 뒤통수… “투자자 기망, 주주 무시”
이번 사태는 2024년 12월 10일, 미국계 사모펀드 여 모빌리티가 애머릿지 측과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시작됐다. 계약에 따라 30억 원의 전환사채가 납입되었고, 후속 투자로 총 11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MOU와 실질적 본계약 협의까지 끝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2025년 4월 1일, 전혀 다른 제3자 대상 유상증자 계획이 공시되었다. 자금 납입 일정은 수차례 정정됐고, 6월 25일에는 신규 이사 및 감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까지 이뤄졌다.
여 모빌리티는 명백한 계약 무시와 경영권 탈취 시도라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전환사채 및 신주 발행 금지, ▲임시주총 개최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애머릿지의 ‘자본시장 교란’… 이중적 행보 도 넘었다
법무법인 민후 양진영 변호사는 “이는 단순한 민사 분쟁이 아니라, 상장사의 지배구조와 자본시장의 기본 질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이미 계약된 거래를 무시한 채, 이면에서 또 다른 협의를 진행한 것은 ‘계약 파괴 행위’이자 ‘시장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여 모빌리티는 계약 체결 당시 잔고증명서를 제출하고, 자금조달 능력까지 입증했으며, 기존 주주들과의 공정 협의를 요청한 상태였다. 그러나 애머릿지는 이에 응답하지 않았고, 대신 기습적으로 제3자 유상증자와 임시주총 공시를 강행했다.
◇시장은 누가 지키는가… 상장사 책임의 본질 잊었나
코스닥 상장사는 수만 명의 투자자와 기관 자본이 얽힌 공적 자본시장 시스템의 일부다. 그러나 애머릿지의 행보는 상장사로서의 최소한의 윤리 기준마저 저버린 처사다.
공시는 번복되었고, 계약 상대는 배제되었다. 경영권은 일방적으로 흔들리고 있으며, 모든 책임은 소액주주가 떠안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사기업 내부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투명성 높인 기업들과 극명한 대비
동종업계에서 유사한 경영권 인수 사례를 보면, 최근 디에이테크놀로지, 씨아이에스, 피엔티 등 2차전지 관련 상장사들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공개 입찰 및 주주 설명회를 병행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특히 씨아이에스는 일본계 투자사와의 MOU 체결 시 투자 대상과 목적, 지분 희석 영향까지 상세 공시해, 거래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반면 애머릿지는 계약 내용을 감춘 채, 사실상 ‘투자자 바꾸기’ 수준의 행보를 진행하면서도 주주들에게 단 한 차례의 설명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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