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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재용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박 8일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9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했다.
이날 이 회장은 현장을 찾은 취재진의 출장 관련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소감 언급은 없었지만, 이번 출장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일본 방문은 불과 며칠 전 중국 일정을 마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지난주는 중국에 일주일 있었고, 이제 일본에 간다”며 일정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일본은 회계연도가 3월 31일에 끝나기 때문에 4월 첫째 주를 인사하는 주로 삼고 있다”고 언급해, 현지 협력사들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주요 목적으로 시사했다.
이번 일본 출장에서는 삼성의 일본 내 협력사 모임인 ‘LJF’ 소속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소재·부품 업체들과 폭넓은 만남을 가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일본 현지 판매점 및 법인, 요코하마에서 신설 중인 반도체 패키지 연구개발(R&D) 거점인 ‘어드밴스드 패키지랩(APL)’ 방문도 병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우위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로, 이 회장이 직접 현지 파트너들과 접촉하며 협력 기반을 재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출장, 글로벌 위기 대응 무게 실려
이 회장의 잇따른 해외 출장은 단순한 경영 행보를 넘어, ‘글로벌 위기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읽힌다. 바로 전 일정이었던 중국 출장에서는 샤오미의 전기차 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인 BYD(비야디) 본사를 방문하며,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선 일본 출장 역시 전장 기술 및 부품 기업과의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아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그룹 회장을 국내에서 만나며 전장 분야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도 공을 들여왔다.
당시 만남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전기차 및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협력 가능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현장 중심 경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앞서 그는 2022년과 2023년에도 유럽, 동남아, 북미 등을 수차례 오가며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 사업과 관련된 거점들을 직접 점검해왔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 상무부 고위 관계자들과 반도체 투자에 대해 논의했으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조성 중인 삼성의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공사 현장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같은 해 하반기에는 베트남과 인도를 잇달아 방문해 현지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협력사와의 회동을 이어갔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의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이재용 회장의 광폭 행보는 삼성의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적 움직임”이라며 “일본, 중국, 북미, 유럽 등 각 지역의 핵심 거점들과 협력 체계를 다시 짜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북미, 유럽, 베트남, 중동 등 주요 전략 지역으로의 출장을 이어가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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