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서비스 속도 높이고 근무 환경 개선…“기계지만 품질은 동일”
기존 매장 도입엔 한계…신규 출점·리뉴얼 점포 중심 확대 추진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외식업계에 로봇 자동화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커피를 내리고, 치킨을 튀기며, 패티를 굽는 조리까지 로봇이 대체하는 ‘로봇 조리 시대’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인력난에 대응하는 수단을 넘어 매장 운영의 효율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강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MGC커피는 바리스타 로봇을 시범 운영 중이고, 롯데리아는 패티와 튀김 조리 자동화 로봇을 선보였다. 교촌치킨은 치킨 튀김 전 공정을 자동화한 로봇을 전국 가맹점에 도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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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커피 한 지점에서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원두가 담긴 포터필터를 커피머신에 장착하고 있다./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
메가MGC커피는 두산로보틱스와 협력해 바리스타 로봇을 도입한 지 1년을 맞았다. 시청역점을 비롯한 여러 직영 매장에서 로봇이 에스프레소 머신을 직접 가동해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국내 최초 시도로 꼽힌다.
메가MGC커피에 따르면, 바리스타 로봇 도입을 통해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의 응대 속도를 높이고, 직원의 업무 피로도를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 반복적인 커피 추출 업무를 로봇이 맡으면서 인건비 절감과 매장 운영 효율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표준화된 방식으로 추출돼 커피 맛의 일관성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점도 도입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로봇이 만들어도 사람이 내린 커피랑 맛 차이가 거의 없다”며 “오히려 위생 면에서도 안심돼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바리스타 로봇은 일부 직영점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다. 메가커피 측은 “테스트를 거치며 로봇 운영 방식과 매장 적용 가능성을 점검 중”이라며 “향후 희망 가맹점을 대상으로 공급 확대를 계획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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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서울대입구역점에서 직원이 ‘보글봇’을 활용해 포테이토를 조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롯데GRS 제공 |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도 주방 자동화를 위한 로봇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현재 햄버거 패티 조리 자동화 로봇 ‘알파그릴’과 튀김 조리 전용 로봇 ‘보글봇’을 직영점 중심으로 적용 중이다.
‘알파그릴’은 지난해 롯데리아 구로디지털역점에 처음 도입됐고, 현재는 고도화 모델이 적용돼 최적화된 설비 개발을 위한 유지 보수가 진행 중이다. 기존 패티 조리가 압착부터 뒤집기, 굽기까지 총 7단계에 걸쳐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것에 비해 알파그릴은 이를 자동화해 조리 시간을 약 1분 50초로 단축한다.
일반적인 수작업 대비 직원 1인당 월평균 약 5시간의 조리 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GRS 관계자는 “뜨거운 열판 앞에서의 반복 작업이 줄어들면서 근로자의 피로도가 낮아졌고, 조리 시간 단축을 통해 고객에게 더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튀김 공정 자동화를 위해 도입한 ‘보글봇’은 지난해 10월 서울대입구역점에 설치됐다. 이 로봇은 감자튀김 등 튀김 원재료의 투입부터 바스켓 이동, 쉐이킹, 기름 떨이까지의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특히 유조 내 탄화물을 자동으로 정제해 위생 관리를 강화했고, 조리 중 발생하는 유증기와 열을 차단하는 밀폐형 구조를 적용해 작업자 안전성을 높였다. 매장 상황에 맞춰 수동 조리 모드, 조리 제품 대기 공간, 유조 개별 교체 등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자동화 기기는 사람이 조리했을 때와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맛이나 품질 차이가 거의 없다”며 “입력된 프로세스로만 작동돼 쿠킹 타임과 조리 상태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매장에 로봇 설비를 추가 배치하기 쉽지 않은 한계가 있다. 대부분 매장이 기존 주방 기기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돼 있어 자동화 설비 도입을 위한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롯데GRS는 신설 매장이나 리뉴얼 지점을 중심으로 자동화 설비 도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운영 중인 직영 매장을 지속 모니터링하며, 향후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고도화 모델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자동화 조리 로봇은 단순한 기술 적용이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조리 품질을 표준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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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전용 조리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
교촌치킨은 조리 자동화를 통한 품질 표준화와 매장 운영 효율화를 위해 협동 로봇을 도입했다. 2021년 로봇 제조사 뉴로메카와 협업을 시작해 약 1년간의 개발을 거쳤고, 현재 전국 25개 가맹점에 적용 중이다.
이 로봇은 교촌 특유의 바삭함을 살리기 위해 1·2차에 걸친 튀김 공정을 자동화하도록 설계됐다. 매장별 동선과 환경에 맞춰 동작을 조정할 수 있고, 원격 접속 기능을 통해 유지 관리 편의성도 높였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로봇 조리를 통해 보다 균일한 품질의 제품 생산과 더욱 향상된 가맹점 운영 효율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경제성과 가맹점 만족도 등을 반영해 적용 매장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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