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전기차 부진까지…볼보, 전 세계서 3천명 감원

자동차·기계 / 최연돈 기자 / 2025-05-27 11:02:22
1분기 영업이익 60% 급감…미국發 관세 불확실성 속 비용 절감 나서
▲볼보 엠블럼 이미지/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글로벌 전기차 전환의 선두주자로 불렸던 볼보자동차가 경영 악화에 따라 전 세계에서 3000명의 직원을 감원한다. 전기차 수요 정체와 미국의 수입차 관세 강화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볼보는 스웨덴 본사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전체 인력의 약 7%에 해당하는 약 3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원 대상에는 약 1000명의 외부 컨설턴트도 포함되며, 스웨덴 내 사무직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 4월 말 볼보가 발표한 총 180억 스웨덴크로나(약 2조590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이다. 볼보는 이번 인력 감축으로 최대 15억 크로나(약 216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해당 비용은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고통스럽지만, 더욱 강하고 회복력 있는 볼보를 만들기 위한 핵심 단계”라며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현금흐름 개선과 고정비 절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볼보는 올 1분기 실적에서 매출 829억 크로나, 영업이익 19억 크로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72% 감소한 수치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실적 악화에 따라 연간 실적 전망(가이던스) 발표도 보류한 상태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점도 부담 요인이다. 볼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16%를 미국에서 올렸으며, 판매 차량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은 지난달부터 수입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관세가 이달부터 발효됐다.

 

한편 볼보는 지난해 9월, 단기적으로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시장 변화에 실용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전략 수정 배경을 밝혔다.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도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닛산은 전체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2만 명 감원 계획을, 독일 아우디는 2029년까지 7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볼보는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이후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았지만, 전기차 전환 부담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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