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홈페이지 갈무리/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실적은 제자리, 주가는 하락…상장폐지는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의류 브랜드 ‘지오지아(ZIOZIA)’, ‘앤드지(ANDZ)’ 등으로 알려진 신성통상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오너 일가의 배당금 독식 논란이 불거지며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최근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주식매수청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사회는 오너 박정수 회장 측이 주도했으며,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약 80%에 육박한다. 상장 유지 필요성이 약화된 가운데, 소수주주 보호 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 배당금 10년간 200억 이상…지배주주 몫 ‘독식’
특히 주주들의 분노를 키운 것은 수년 간 이어진 고배당 정책이 오너 일가에게만 집중됐다는 점이다. 실제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지난 10년간 배당금으로 200억원 이상을 수령한 반면, 회사의 재투자나 브랜드 확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2023년 당기순이익 118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이 중 45억원 이상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대부분은 대주주에게 돌아갔고, 신사업 확장이나 리스크 대비를 위한 유보금 확보는 소홀했다는 분석이다.
◇ 브랜드는 제자리, 주가는 하락…상폐 명분 흔들
문제는 이 같은 배당 정책과 경영 행보가 실질적인 기업 가치 제고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신성통상의 주요 브랜드 매출은 5년 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전환, 글로벌 전략 등 시대 흐름에 맞는 변화는 더딘 편이다.
주가는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해 소액주주들의 수익률은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배당만 챙기고 기업가치는 방치한 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건 공시제도를 악용한 편법 퇴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 자진 상장폐지, 절차상 문제는 없나?
신성통상은 현재 소액주주에 대한 주식 매수청구 절차를 진행 중이며, 주요 일정은 임시주주총회 후 확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주주들은 “회사의 실질 가치는 주당 3,000원 이상인데, 매수 청구가는 2,000원대에 불과하다”며 “실질적 강제 상폐”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사회 구성 역시 오너 일가 중심으로 이뤄져 있으며, 독립성이 보장된 감사나 사외이사의 역할이 미비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제도 보완 필요…공시 기업, 퇴장도 책임 있어야”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문위원은 “자진 상장폐지는 합법적이지만, 공시기업으로서 자본시장에 참여한 이상, 퇴장에도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너 일가가 수년 간 배당금만 챙기고, 마지막엔 상장폐지로 주주와 이별하는 구조는 소수주주 보호제도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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