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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파니 벤처캐피탈 로고 이미지/사진=자료 |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한국앤컴퍼니가 야심 차게 출범시킨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이 초반부터 좌초 위기에 빠졌다. 출범 3개월 만에 초대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국앤컴퍼니벤처스는 지난 5월 출범과 함께 벤처투자 업계 베테랑으로 꼽히는 전진원 전 대표를 선임하며 ‘공격적 투자’ 청사진을 내세웠다. 하지만 전 대표는 취임 3개월 만에 사임했고, 현재는 미래전략팀장이 임시 사내이사로 이름만 올려놓은 상태다. 새로운 대표이사조차 선임하지 못하면서 법인은 껍데기만 남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당초 계획했던 투자 로드맵이 단 한 발짝도 진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앤컴퍼니벤처스는 5월 9일 설립 등기를 마친 뒤 곧바로 금융당국에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록을 신청해 연내 절차를 마치겠다고 했지만, 자본금 증자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내년부터 본격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부재에서 찾는다. CVC 설립을 직접 주도했던 조 회장은 지난 5월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지만, 핵심 의사결정권자가 빠진 상태에서 출자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엔 조직 내부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 대표 역시 조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이었던 만큼, ‘버팀목’이 사라지자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대표 선임도 못 하는 CVC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한국앤컴퍼니가 미래 먹거리 발굴은커녕, 지배구조 리스크로 제 발목을 잡히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때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CVC가 초반부터 표류하면서 한국앤컴퍼니의 미래 전략 역시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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