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체코 원전 본계약 체결…‘유럽 수출 시대’ 본격화

산업·기업 / 최성호 기자 / 2025-06-05 10:34:03
▲한국수력원자력, 체코 신규원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사진=연합뉴스 제공/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사업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하며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두 번째 해외 수출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이룬 의미 있는 성과로, 유럽 국가에 대한 첫 원전 수출이라는 점에서도 역사적 이정표로 평가된다.


한수원은 4일(현지시간) 체코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소(EDU II)와 1천MW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하는 본계약을 공식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계약체결 금지 가처분이 체코 최고행정법원에서 최종 기각되자마자 바로 이뤄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수원은 ‘팀코리아’로 불리는 국내 주요 원전 기업들과 함께 ▲설계·구매·건설(EPC) ▲시운전 ▲핵연료 공급까지 전 공정을 수행하게 된다. 협력사는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제작),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 등이 포함된다.

한수원은 프로젝트의 안정적 착수를 위해 체코 현지 두코바니 지역에 현장 건설소를 개소하고, ▲파견 인력 선발 ▲부지 조사 ▲설계 협의 등 초기 업무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다. 발주처인 EDU II도 함께 발전소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병행하며, 오는 2029년 5호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수주는 단순 공급 계약을 넘어 체코 정부가 향후 테멜린 지역에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할 경우, 한수원이 후속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교두보로 작용할 수 있다. 발주처와의 협의에 따라 ‘테멜린 3·4호기’ 수주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또한 한수원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국내 원전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유자격 공급자 등록 절차와 품질·기술 기준 설명회를 열어 산업계 전반의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이는 수주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고 원전 생태계 전반의 동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체코 수출은 특히 1982년 한국이 한울 1·2호기 건설 당시 프랑스 노형을 도입했던 과거와 대비된다. 수입국이었던 한국이 이제는 원전을 유럽에 역수출하는 기술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세계 원전 산업계에서도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 원전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국제적으로 다시 입증된 쾌거”라며 “체코와의 협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향후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의 모범 사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