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TSMC, AI 반도체 패권 향한 ‘초미세 공정 전쟁’ 본격화(3부)

전자·IT / 이덕형 기자 / 2025-07-28 12:00:00
▲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사진=연한뉴스/이덕형기자

 

[소셜밸류=이덕형 기자] AI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 간의 파운드리 패권 경쟁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22조8천억원 규모의 AI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에 성공하면서, TSMC의 독주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반도체 고객사들이 초미세 공정을 요구하면서, 두 기업 간 기술력·생산역량·지정학적 입지까지 전방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TSMC는 2024년 기준으로 3nm 공정에서 80% 이상의 수율 안정성을 확보하며 시장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주요 글로벌 칩 설계사 대부분이 TSMC의 공정을 채택 중이다. 

 

특히 애플은 M시리즈 칩 전량을 TSMC 3nm 공정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으며, AI 연산용 NPU도 동일 라인에서 제조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3nm GAA(Gate-All-Around) 공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지만, 수율 문제와 고객 이탈로 초기 고전했다. 그러나 최근 수율 안정성이 회복되면서 엔비디아, 테슬라 등과의 협업 확대가 다시 시도되고 있다. 

 

이번 22조원 수주도 삼성의 3nm 이하 공정이 일정 수준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생산시설 확보 전쟁…테일러 vs 애리조나

양사는 모두 미국에 대형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을 통해 AI 반도체 전용 생산라인을 준비 중이며,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마감 공정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미국 고객사 대응 및 반중(反中) 지정학 리스크 대응 측면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TSMC는 애리조나에 두 개의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5년부터 4nm, 이후 3nm 공정까지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인력 부족과 장비 납기 지연 등으로 공정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삼성은 반면 현지 엔지니어 확보와 장비 반입, 공정 설계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로써 미국 내 고객사들이 TSMC 독점에서 벗어나 삼성과의 다변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TSMC는 ‘양적 우위’, 삼성은 ‘질적 전환’ 주목

TSMC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1위 기업이다. 2024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57%, 삼성전자는 13%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삼성은 수익성보다 전략적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며, AI 반도체와 자율주행, 클라우드용 고성능 칩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구글의 텐서칩,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 일부 등 비메모리 핵심 칩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규모 수주 계약이 성사된 고객이 미국 빅테크 중 하나일 경우, 삼성이 AI 반도체 고부가가치 수주 구조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부 지원 및 지정학 구도도 변수

AI 반도체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중 기술패권과 안보 이슈로 직결된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CHIPS Act’를 통해 TSMC와 삼성 양사에 대규모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은 미국 외에도 한국 평택캠퍼스를 AI 반도체 전략 기지로 육성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초미세 공정 기술 확보를 위한 인프라 지원과 세제 감면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한·대만 양국의 정부 정책이 각각 TSMC·삼성과 맞물려 기술 주권과 산업안보를 둘러싼 국가 차원의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AI 패권 경쟁의 ‘제국’은 누가 될 것인가

AI 반도체는 앞으로 10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전장이다. TSMC는 여전히 기술 완성도와 고객 기반에서 앞서 있지만, 삼성전자는 공정 혁신, 맞춤형 대응, 미국 현지화 전략을 무기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파운드리는 단순 수율 싸움이 아니라 고객사와의 신뢰, 지정학 리스크 대응, 시스템 통합 역량까지 포괄하는 종합 전장”이라며 “삼성과 TSMC가 어느 방향으로 ‘AI 반도체 제국’을 완성할지는 향후 2~3년 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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