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민항기 45% 보잉 기종… 운항 차질 땐 ‘국가적 대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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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샤먼항공에 인도예정이다가 관세전쟁 탓에 지난 19일 美시애틀로 돌아온 보잉기/사진=연합뉴스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 보잉(Boeing) 항공기의 추가 인도는 물론 항공기 부품 수입까지 중단하면서 자국 항공 산업에 심각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국 본토에서 운영 중인 4,345대의 여객기 중 약 1,955대(45%)가 보잉 기종이란 점에서, 정비 불능 사태가 현실화되면 항공기 운항 중단과 안전사고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관세전쟁, 하늘길까지 번지나
중국은 최근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제품 등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예고하자, 맞불 조치로 미국산 보잉 항공기의 신규 인도 및 주요 부품 수입 중단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기존 보잉 기종의 유지보수에 필요한 핵심 부품의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대규모 운항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잉 여객기는 기종별로 수천 개의 정밀 부품이 정기적으로 교체돼야 정상 운항이 가능하다”며 “미국산 부품 수입이 막히면 단기간 내 비행 가능한 항공기 수 자체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초한 리스크, 피해는 '자국 항공사와 국민'
문제는 중국 항공업계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이다. 에어차이나,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 중국 주요 3대 항공사 모두 보잉 기종을 다수 보유 중이며, 특히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 투입된 B777, B787 기종은 대체가 어렵다.
항공기 수리용 부품 확보에 실패할 경우, 국제선 노선은 물론 국내 주요 노선까지 운항 스케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중국에서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는 여객기 가운데 미국 보잉상 항공기가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보잉 여객기의 부품의 공급이 끊길 경우 항공기 운항은 제한적이다.
만일 정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보잉 항공기가 운항에 나섰다가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안전사고의 책임은 중국 정부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중국의 국제선 항공 여객 수는 총 6,556만 명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의 88%까지 회복했다.
2025년에는 월 평균 약 550만 명에서 600만 명의 중국인이 장거리 국제 항공편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정비가 안된 항공기 운항으로 항공사고가 발생할 경우 중국내 보잉 기종의 운항이 중단되면 그 피해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국의 항공기 부품 수급 중단은 중국 당국의 항공안전 정책에 대한 국제적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동방항공/사진=자료 |
항공기 산업 전문가는 “항공기 정비 이력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관리하고 있으며, 정비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국제 항공사간 협정 운항이 제한될 수 있다”며 “중국이 보잉 부품 수입을 끊을 경우, 글로벌 항공 생태계에서 고립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체 불가능한 부품… 기술 자립 ‘아직 먼 길’
중국은 국산 항공기인 COMAC C919의 상용화를 통해 보잉·에어버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지만, C919는 아직 글로벌 노선 운항 경험도 부족하고 부품 공급망도 제한적이다. 더욱이 보잉의 핵심 부품은 미국 내 인증 없이 수입·생산이 불가능해, 단기간 내 대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에어버스는 중국 톈진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조립을 확대하며 상대적으로 공급망 충격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보잉은 부품부터 시스템까지 미국 생산·조달 의존도가 절대적이라 이번 사태의 직접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늘길 멈추면 중국 경제도 멈춘다
보잉 항공기 운항 중단이 현실화된다면, 중국 항공산업은 물론 물류·관광·내수소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항공기 부품 수입 중단은 단순한 외교적 ‘보복’이 아닌, 자국 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자해적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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