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권준학 농협은행장의 연임 도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연임의 시금석?

인물·칼럼 / 소민영 기자 / 2022-12-05 11:22:12
권준학 NH농협은행장 연임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손끝에 달렸다 관측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끝없는 논란…임기 4년으론 농촌 돌보기에 부족한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권준학 농협은행장/사진=농협중앙회-농협은행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의 연임 문제가 최근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농협중앙회 회장직은 지난 2009년에 단임제로 개정된 후 13년 만에 연임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으며, NH농협은행장 역시 이대훈 전 행장을 제외하고는 농협은행 전례상 연임에 성공한 수장이 없기 때문에 이번 두 사람의 연임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권 은행장은 오는 31일자로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1963년 생으로 경기 평택고, 경희대를 졸업한 뒤 1989년 농협에 입사해 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 개인고객부장, 경기영업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을 역임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제6대 NH농협은행 은행장에 올랐다. 

 

권 은행장은 現 농협중앙회장인 이성희 회장과의 사이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은행장은 농협중앙회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에서는 권 행장이 처음으로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 행장은 이 회장이 발탁해 중앙회 내부를 총괄하는 기획조정본부장(상무) 자리에 앉았으며 이후 은행장까지 모두 이 회장이 취임한 후에 일어난 인사라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인사가  이 회장의 본인 입맛에 맞는 일방적인 처사라는 관측이 제기되며 당시나 현재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그리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도 연임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전환 등 4건의 ‘농업협동조합법(이라 농협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와 권역별 설명회를 개최하는 자리를 마련해 진행 중이다.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를 연임으로 하고 비상임 회장을 상임으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윤재갑 의원, 김승남 의원, 김선교 의원, 이만희 의원 등이 지난해와 올해 초에 걸쳐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들이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는 중앙회장 4년 임기(단임)가 농업·농촌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대외 활동을 하기에 부족하며, 신협·산림조합중앙회 등 다른 협동조합 중앙회장은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한 점을 들어 농협중앙회장만 연임을 금지한 건 과도한 제한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제에 대해 국회에서 정부가 조합원들의 의견을 물어볼 것을 요청해 권역별 토론회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농협중앙회장 연임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아니다”며 행간의 소문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법안이 통과가 되면 소급 적용이 돼 현 회장부터 연임이 가능하게 된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이성희 회장이 자신부터 연임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윗선 작업과 국회 로비에 나서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농해수위 소속인 윤준병·윤미향 의원과 공동으로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도입에 관한 국회 긴급토론회(농민조합원 없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제 도입 이대로 괜찮은가?)’를 열어 연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신 의원은 토론회에서 “연임제를 현직부터 소급해서 적용하는 ‘셀프 연임’은 특정인을 위한 개악이라는 오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앙회장의 연임은 국회와 농민의 통제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무소불위의 권력에 의한 권한남용과 비리, 줄세우기가 재연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강력 성토했다. 

 

이어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와 농정 발전을 위한 중앙회장의 역할과 위상, 임기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회뿐만 아니라 농민들과 협동조합노조(위원장 민경신)도 반대 입장에 가세를 했다. 협동조합노조 관계자는 “이 회장과 중앙회가 쌀값 폭락 같은 농업 붕괴는 외면하고 권력 유지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동조합노조 관계자는 “회장이 사실상 한 명뿐인 상황에서 제도를 다시 연임으로 고치자는 게 말이 되느냐”며 “연임으로 바꾼다면 농민 직선제 도입 같은 명분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없다”고 비판했다.

 

농민들도 연임제 반대 펼침막을 들고 강력하게 반대에 나섰다. 김경수 조합원은 "농협 주인인 농민 조합원을 내팽개친 농협법 개정은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가운데 이성희 회장은 ‘셀프 연임’의 수혜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권준학 행장의 연임 도전이 이성희 회장의 손끝에서 어떤 결말이 이뤄질지, 이성희 회장의 롱런의 시금석이 될지 눈여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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