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관련 경제안보 긴급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중동 정세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군사시설을 공습하고, 이란이 수십 기의 드론과 미사일로 반격하면서 전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에도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국제 유가는 일제히 급등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입 원가 상승, 물가 불안, 원자재 수급 차질이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 유가 11% 급등…에너지 수입비용 연 9조원 증가 전망
13일(현지시간) 브렌트유 가격은 이스라엘 공습 직후 배럴당 75달러 선에서 11% 급등, 83달러대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도 7% 이상 올랐다.
한국은 연간 약 13억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며, 월간 기준 약 90억 달러의 수입비용이 발생한다. 유가가 평균 10% 상승할 경우, 연간 약 8.5조~9조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물론, 전력·물류·항공 업계까지 전방위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 원화 약세·수입물가 상승…금리 인하 여력도 축소
글로벌 증시는 중동 리스크로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하루 만에 1.1% 하락했고, 코스피 선물도 1.3%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0% 상승, 원화 약세가 뚜렷해졌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한국 해운 물류망 재편 ‘비상’
이란과 중동 산유국들이 자리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약 3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해당 지역 긴장감 고조로 인해 해상보험료와 해운 운임이 10~15% 상승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의 수출 물류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전자 부품 업계는 원자재 및 부품 운송 비용 상승과 납기 지연 리스크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 수출·제조업 2차 충격…"석유화학·조선 등 직격탄"
한국은 중동 국가들과의 플랜트·조선·에너지·기계류 중심 교역 비중이 높다. 이란 사태 장기화 시 건설·기계 수출길이 막히고, 현지 발주 프로젝트 지연 및 계약 취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폴리프로필렌, 나프타 등 정유기반 석유화학 원자재 가격 급등은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 기업의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100달러 시대가 다시 도래하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영업이익률이 최대 2~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정부·기업, 대응 전략 시급…"비축유 활용·수출 다변화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시적 유가 쇼크에 그칠 수 있지만,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가능성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전략비축유 방출 검토,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환율 급등에 대비한 외환시장 안정조치 마련에 나서야 한다. 기업들은 수출 계약 리스크 점검, 물류 우회 경로 확보, 환 헤지(위험 회피 거래) 등 대응 시나리오 수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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