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발생하나...현실화하면 무역적자 맞물려 대규모 달러 유출 우려

뉴스 / 김완묵 기자 / 2022-05-08 10:24:45
시장에선 미국 기준금리 3%대로 인상될 것이란 전망
이에 비해 한국 기준금리는 높아져야 2.5%대로 전망
에너지 수입 급증에 무역적자 고착화 가능성도 제기
▲ 추경호 새 정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연말에는 3%대로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꾸준하게 추진해 연말엔 2.5%대에 도달할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 간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해 대규모 자본 유출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무역수지 적자마저 고착화되어 자본 및 상품 수지 적자에 따른 대규모 달러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치달을지 염려된다. 

 

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6일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연말에 3.00∼3.25%까지 오를 확률이 43.2%로 가장 높고, 2.75∼3.00%에 도달할 것이란 확률은 41.2%로 집계됐다.


여기에 3.25∼3.50%일 확률(10.0%)과 3.50∼3.75%에 이를 확률(0.4%)까지 합하면 연말 기준금리 상단이 3% 이상일 확률이 94.8%에 이른다.

 

페드워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판단하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한다.

 

기준금리가 연말이면 3%선에 도달하거나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금융시장의 대세인 셈이다.

이는 지난 3월 연방준비제도(Fed)가 점도표를 통해 예상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인 1.9%(중간값 기준)뿐만 아니라 내년 전망치인 2.8%보다도 높다.

 

게다가 최근 들어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형성된 컨센서스인 연말 중립 금리 도달 전망도 뛰어넘는다.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금리인 중립 금리 수준은 대체로 2.5%가량으로 추정된다.

 

현재 금융시장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통화정책 회의 후 밝힌 금리 경로를 웃돌기도 한다.

 

파월 의장은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평소 인상 폭의 3배인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은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은 "향후 두어 번 회의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이 위원회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말대로 향후 남은 5번의 FOMC 회의에서 빅스텝을 2번 밟고 남은 3번에선 통상적인 스텝을 밟는다면 연말 기준금리는 2.50∼2.75%가 된다.

 

시장 전망대로 혹은 파월이 제시한 스텝대로 미국 기준금리가 오른다면 한국과는 금리 역전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1.5%인 기준금리를 연내 0.25%포인트씩 세 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2.25%까지 끌어올린다 해도 금리 역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긴축 속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 5%대에 근접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금통위도 연내 최소 세 차례 정도는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JP모건의 경우 한은이 5월을 포함해 추가로 네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오는 11일 발표될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 발표는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기대감을 강화할 것"이라며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여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렵지만, 일단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형성은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어쩌튼 한-미 간 금리 역전이 현실화하면 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들여다볼 필요성은 있는 것 같다.

 

더욱이 올해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66억1900만달러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무역수지가 101억3600만달러 흑자였다.

 

향후 무역수지 전망도 밝지 않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장기화 등으로 한국의 주요 수출 상대국인 중국, EU 등의 경제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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