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시멘트공장이자 연간 900만t(톤) 규모를 생산하는 강원도 삼척시 삼표시멘트 공장의 전경/사진=연합뉴스 자료/최성호기자 |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삼표시멘트의 2025년 1분기 40억 원대 순손실은 단순히 건설 경기 불황의 여파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본업의 수익성 붕괴와 현금 유동성 악화라는 재무적 위기 뒤편에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잦은 대표이사 교체와 최대주주 변경이라는 경영 환경의 불안정성이 자리하고 있다. '흔들리는 리더십'이 현재의 위기 극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온다.
◇ 'CEO들의 잦은 이탈'…경영 연속성 실종 우려
삼표시멘트의 1분기 보고서에 명시된 '회사의 연혁'을 들여다보면, 불안한 경영의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9년 이후 수차례 각자대표 체제와 1인 대표 체제가 변경되었고, 주요 경영진의 신규 선임과 퇴임이 끊이지 않았다.
특정 기간 내에 대표이사가 여러 차례 바뀌고 핵심 임원들이 교체되는 것은,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 수립과 일관된 전략 추진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시멘트 산업이 장치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설비 투자와 장기적인 사업 계획이 필수적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잦은 경영진 교체는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내부 조직의 혼란은 물론, 대외적으로는 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투자자들에게는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위기 상황일수록 강력하고 흔들림 없는 리더십이 중요한데, 삼표시멘트의 경우 경영진의 잦은 변동이 오히려 위기 대응 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 최대주주 변경 이후 '첫 적자'…새로운 지배구조의 시험대
이러한 경영 혼란은 2023년 7월 1일 단행된 최대주주 변경 이후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주)삼표(소멸법인)와 (주)삼표산업(존속법인)의 합병으로, 삼표시멘트의 최대주주는 (주)삼표산업으로 변경됐다.
이는 삼표그룹 내 지배구조 재편의 일환이었지만, 새로운 지배 체제 하에서 맞이한 첫 1분기 실적이 '충격적인 적자 전환'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더욱 싸늘하다.
새로운 최대주주와 현 경영진은 ▲건설 경기 불황의 장기화 ▲높은 단일 시멘트 사업 의존도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의 잠재적 부실 등 복합적인 난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이번 1분기 실적 쇼크는 이러한 새로운 경영 체제가 과연 이러한 난관을 뚫고 기업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엄중한 '초기 시험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표시멘트가 직면한 위기는 단순히 숫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리더십과 경영 안정성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
경영의 연속성 부재와 잦은 변화 속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콘크리트 왕국'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새로운 경영진의 역량과 안정적인 리더십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은 삼표시멘트의 다음 행보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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