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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로고/사진=에이피알 제공 |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에이피알이 2025년 2분기 비수기라는 시장 흐름을 정면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과 기타 해외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성장과 마케팅 효율화가 맞물리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대폭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상반기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초과 달성한 가운데, 주가는 아모레퍼시픽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6일 에이피알이 공시한 2025년 2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3,2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46억 원으로 전년보다 201.9% 급증했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측한 평균 수치인 시장 컨센서스를 각각 13.9%, 42.8% 상회한 결과다. 영업이익률은 25.8%를 기록했다.
에이피알은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함께 한국 이외 국가에서는 기업 간 거래 방식인 B2B(기업 대 기업) 유통 채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 특히 미국 내 온라인 뷰티 시장은 2021~2022년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해진 상태다. 이처럼 경쟁이 심화된 환경 속에서도 에이피알은 미국에서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총판 없이 직접 자사 제품을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보다 2분기 매출이 36%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참고로 2025년 2분기 기준 미국 아마존 내 3P(3rd Party, 입점업체가 직접 판매하는 구조) 매출은 1분기 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에이피알이 미국 현지에서 기록한 35.7% 성장률과 비교하면 매우 뛰어난 실적이다.
또한 아마존의 주요 할인 행사인 '프라임데이' 기간 동안 많은 한국 뷰티 브랜드의 판매 실적은 다소 부진했으나, 에이피알의 주력 브랜드인 메디큐브는 견조한 판매 흐름을 보였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현재 에이피알은 미국에서 부과되는 15%의 상호 관세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다소 낮아질 수는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 추정되는 이익률 하락 폭은 약 1.1%에서 1.3% 수준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에이피알은 이와 같은 관세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하반기에도 약 23%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피알은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5,9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91억 원으로 149% 늘었다. 특히 이 영업이익은 2024년 한 해 동안 기록한 전체 영업이익(1,227억 원)을 반기 만에 초과 달성한 수치다.
화장품과 뷰티 부문의 성장세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메디큐브 브랜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홍콩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했으며,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로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제로모공패드'를 비롯해, 피부 재생 성분인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콜라겐 성분 제품군 등 다양한 라인업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부문도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당 부문의 2분기 매출은 900억 원을 넘기며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특히 대표 제품인 '부스터 프로'가 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메디큐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AGE-R)'이 국내외 누적 판매 400만 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입증했다. 에이피알 측은 글로벌 보폭 확대에 따라 뷰티 디바이스 관련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에이피알의 주가는 장중 21만3,000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13.7% 상승했고,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8조270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대표 뷰티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이다. 에이피알은 2024년 2월 상장 당시 시총이 약 1조9,000억 원에 불과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고속 성장에 힘입어 약 6개월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와 B2B 전략을 감안할 때 에이피알의 장기적인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1만5,000원에서 25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다만 "최근 3개월간 주가가 172.9% 급등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피알은 하반기 미국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주요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미국 뷰티 전문 편집숍인 ‘울타뷰티(ULTA)’ 입점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유럽 등 신규 시장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도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조 단위 매출’ 목표 달성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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