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시멘트, 1분기 40억 적자 '쇼크'…무너지는 '콘크리트 왕국'[1부]

산업·기업 / 최성호 기자 / 2025-06-16 09:39:11
"이 정도면 비상"…본업 수익성 붕괴, 현금흐름 '빨간불'
▲2022년12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인천시 중구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를 찾아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운영 차질 상황을 청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료/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국내 시멘트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삼표시멘트가 2025년 1분기, 충격적인 순손실을 기록하며 기업의 기초체력 붕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건설 경기 불황이라는 대외 변명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본업 경쟁력 약화와 심각한 현금 유동성 악화가 겹치면서 '콘크리트 왕국'의 아성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격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 '시멘트 불패 신화'는 옛말…1년 만에 100억 증발한 수익성

삼표시멘트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5년 1분기 분기보고서의 연결 포괄손익계산서에는 섬뜩한 숫자가 찍혔다.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40억 8,419만 4,718원을 기록, 뼈아픈 적자 전환을 선언했다.

지난 2024년 1분기 58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100억 원 가까운 수익성이 증발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비수기 영향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실적 쇼크'라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평가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업의 자생력을 보여주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4년 1분기 92억 9천만 원에서 2025년 1분기 6억 650만원으로 급전직하했다는 점이다. 본업을 통한 현금 창출이 거의 멈춰 섰거나, 오히려 현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명확한 시그널이다.

이는 투자, 부채 상환 등 모든 기업 활동의 동맥경화를 예고하며,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기업 운영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적신호다.

◇ 94% 시멘트 의존도…수익성 '제 발목' 잡나

삼표시멘트 매출의 94.13%가 시멘트 사업부문에 쏠려있는 극단적인 단일 사업 의존도는 현재의 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시멘트 산업의 흥망성쇠가 곧 삼표시멘트의 운명을 좌우하는 취약한 구조인 셈이다.

문제는 핵심 사업의 수익성마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표시멘트의 주력 제품인 포틀랜드 시멘트 내수 판매 가격은 톤당 9만 7,765원으로, 전년 대비 약 1.2% 인하됐다.

이는 치열한 시장 경쟁과 건설 수요 둔화가 맞물리면서 기업이 더 이상 가격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유연탄 등 원가 압박은 여전한데 판매가는 뒷걸음질 치는 기형적인 구조는, 삼표시멘트의 수익성 악화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 재계 관계자 '경고'…"산업 전반의 문제, 삼표는 징후"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주택 착공 물량 감소는 이미 수치로 확인되고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는 시멘트 업계를 옥죄는 현실이 됐다"며 "삼표시멘트의 1분기 실적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의 구조적 불황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의 리더십과 재무적 안정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시장의 신뢰를 잃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삼표시멘트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그리고 '콘크리트 왕국'의 아성이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지, 시장과 주주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 2부에서는 1분기 보고서에 숨겨진 '회색 지대'의 잠재적 리스크인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 부실 문제를 심층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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